지금,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는 놀랄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7개의 미술계열대학 연합 졸업작품전이다. 경북대·경일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대구예술대·영남대 미술전공 학생들의 작품전으로 오는 6일까지 계속된다.
좁게 생각하면 단지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들의 졸업작품전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작품전을 보고나면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한마디로 신명나는 대구 최대의 미술작품발표 잔치이다. 이 전시에 대한 의의는 어느 모로 보나 긍정적이고 희망찬 내용뿐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거대 규모의 6개의 종합대학이 존재하는 교육도시 대구지역에, 특이하게도 이들 종합대학에는 미술계 전공이 없는 대학이 없다. 거기에다 예술 전문대학인 대구예술대를 합하면 7개의 학부대학이 미술계 전공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1년에 배출되는 미술대 졸업생만 해도 자그마치 1천200명 수준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구는 미술도시임에 틀림없다.
각 대학 단위로 보아도 미술전공 대학의 최대 행사는 4년간 기량을 연마해서 발표하는 졸업전시인데, 하물며 이들 각 대학을 연합하여 한자리에서 동일시기에 열리는 졸업작품전은 각 미술계열 대학의 잔치 수준을 넘어서서 미술 전공자 아니 대구지역 문화행사 차원으로 발돋움한 규모를 갖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단지 미술계열 연합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전시내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기획한 미술계열 연합 졸업작품전을 한번 관람한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듯이 단순한 미술 전공자 전시작품이 아니라, 거기에는 패기 찬 젊은 미술학도들이 펼쳐내는 작품 하나하나에 스며든 무한한 상상력과 솟구치는 열기,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전의식을 한꺼번에 엿볼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표현세계의 풍부함에 대한 어떤 신비감조차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열기의 도가니이다. 우리가 미술계에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이런 미술잔치가 아닌가 한다. 그것이 다름 아닌 우리 대구지역에서 전국 처음으로 일구어낸 미술계 최대의 보람찬 행사이다.
국제적으로 보면 일본 동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연합전시를 2월 말에 우에노공원 미술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 연합전시는 이를 제안하고 추진한 계명대 미술대학 이원희 학장을 비롯해 지역 대학의 미술계열 대학 학장들이 뜻을 모아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인구 200만이 넘는 대도시에 제대로 된 미술관 하나 없는 사실이 상징하듯 문화빈곤 현상이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이제 지역의 젊은 미술학도들이 토해내는 활기찬 기염의 현장 속에는 대구 미술계의 미래가 이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이 실감있게 다가온다.
이런 잔치가 앞으로도 반드시 이어져야 하고, 또한 이들 젊은이들이 뿜어내는 그 패기가 쉬 사라지지 않게 우리들은 그들을 보배롭게 가꿀 텃밭을 만들어 주어야 할 책무를 느끼는 것이다.
이중희(계명대 미술대학 교수·전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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