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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꽃마차는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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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부친상을 당해서 조문을 다녀왔다. 부친의 연령으로 봤을 때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 같았다. 발인은 보지 못했지만 아마 예쁜 꽃상여로 치장하고 마지막 길을 떠나가셨을 것이다.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좀 빠른 사람은 사춘기 때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삶이 어렵거나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또는 가장 행복한 순간 그 행복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서 죽음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도 죽음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단지 찾는다면 자신에게 던져진 현실을 벗어나는 답을 찾을 뿐이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순리인데 죽음을 두려워한다.

아무리 지식이 많은 사람도, 덕망이 높은 사람도, 천하를 움켜쥔 권력자라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사람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죽은 이후의 세계를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죽은 이후의 세계에 대해 확실한 정보만 있다면 우리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 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음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어서 연극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그리스시대의 작가 소포클레스부터 셰익스피어, 현대작가에 이르기까지 단골소재가 죽음이다. 몇 해 전 대구에서 공연된 '꽃마차는 달려간다'라는 작품은 죽음이 왜 두려운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작품에서 죽음을 앞둔 '순보'라는 노인이 마지막에 친구에게 이야기한다. "단지 죽기보다 서러운 게 있다면 그보다 더 아픈 게 있다면…, 그러다 언젠간 사람들에게 영영 잊혀지고 만다는…, 그래서 기억할 수조차 없게 된다는 그 사실이 허무한 거지…, 그래서 인간이 슬픈 거지…."

이게 바로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아닐까? 내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하나 둘 지워질 때 그게 무섭고 서러워서 죽음이 두려운 건 아닐까? 누구나 죽음에 대한 아픈 기억은 있다.

가족 중 누구 한 사람이 떠났을 때 슬프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 슬픔은 오래가지 못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명장면들을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이것은 멋있는 삶이 아닐까.

최주환(극단 마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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