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여행] 이렇게 계획했다

가볼 곳 미리 정하고 경비는 적금·부수입으로

황정식(48) 씨는 지난해 여름 휴가를 가족과 함께 유럽에서 보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 첫 해외여행을 유럽으로 택했다. 보름간 다녀오는데 1천만 원 정도 들었다. 성수기라 항공권 구입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는 "유럽은 패키지 여행보다는 항공권과 숙소만 예약해서 다니는 자유여행이 대부분인 것 같았다."며 "현지에서 우리처럼 다니는 한국사람들을 꽤 만났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계획을 들어봤다.

◆우리는 유럽 간다

미술교사인 김진아(34) 씨는 오는 25일부터 2월 초까지 2주간의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파리와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나폴리 등 평소 가고 싶었던 곳 위주로 여행코스를 짰다. 김 씨는 이번에 다녀오고 나서 시간이 나는 대로 2개국씩 나눠서 유럽여행을 계속할 작정이다.

▷코스 짜기=전공이 미술이고 작품활동을 하는 터라 미술관 위주로 여행루트를 구성했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퐁피두센터 등 유명 박물관과 고흐의 오베르마을 등을 돌아볼 계획이다. 코스를 짤 때는 유럽여행카페 등을 참조했지만 여행사의 조언을 따라 실제 이동시간 등을 충분히 검토해서 확정했다.

▷항공권 구입=3, 4개월 전 인터넷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가장 가격이 싼 여행사에서 구입했다. 남편과 딸이 함께하는 가족여행인데다 유럽은 처음이라는 점 때문에 항공권을 구입한 여행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숙소=아이가 있어 안전한 호텔로 예약.

▷경비=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큰 돈이 들지 않았다. 비행기표 246만 원(3인). 호텔 그리고 기타 비용(유레일패스, 가이드 투어)262만 2천 원. 기타 현지경비로 130만 원 등 630만 원 정도 예상. 작품(그림) 판매비용과 몇 년간 2만 원씩 모은 적금 만기금 200만 원으로 충당.

◆우리는 일본 간다

홍원표(45) 씨는 이번 설 연휴 때 일본으로 떠난다. 장모와 큰처남 부부, 둘째 처남 가족 4명, 홍 씨가족 4명 등을 합쳐 11명이 함께 간다. 이들 역시 가족여행은 처음이다. 식구 중에 공직자가 있어서 연휴가 아니면 여행을 갈 수 없다는 사정 때문에 설연휴를 택했다.

▷여행지 선택=시간이 촉박한 것 외에 장모가 늘 어릴적 살던 일본을 가보고 싶어해 일본으로 정했다. 홍 씨 역시 미국이나 호주 등은 가봤지만 가까운 이웃인 일본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코스 짜기=3박 4일간의 일정 중 이틀은 여행사투어 일정에 맞추고 나머지 하루는 자유여행이다. 장모(74)가 일본에서 고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돼 항공권만 구입해서 갈 생각이었지만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다니는 번거로움 때문에 여행사투어를 이용하게 됐다.

▷경비=처가식구들이 매달 5만 원씩 모은 적금에 의사인 홍 씨와 장모가 모자라는 경비를 보탰다. 1인당 120만 원 정도 지출. 총 1천400만 원을 예상한다.

◆이렇게 유럽 다녀왔다

유정민(27) 씨는 지난해 11월, 16일간 혼자서 유럽을 다녀왔다. 그 흔한 배낭여행이 아니라 숙소까지 미리 예약하고 떠난 자유여행이었다. 그녀는 문득 유럽에 가고 싶어져서 무작정 여행사를 찾아 다음주에 유럽에 떠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가장 가보고 싶었다.

▷현지 정보 찾기=이탈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파리를 거쳐오는 여행일정이 확정되자 그때부터 인터넷으로 여행카페를 찾아 생생한 현지정보를 찾았다.

▷숙소=숙소는 가급적 기차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또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 구글 지도로 숙소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도 구하기=현지에서는 가져간 지도보다 호텔에서 무료로 주는 지도가 가장 정확했다.

▷유럽에선 이렇게=지도를 받아 지리를 익힌 후 여행을 다니면서는 여행자표시가 나지 않도록 조심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한 번도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던 것은 그 때문이다.

▷경비=300만 원 안팎. 갑작스런 해외여행이라 적금을 깰 수밖에 없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 1주일 이내는 가까운 지역 바람직

초등학생 아이들, 혹은 부모님과 함께하는 해외여행이라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유럽이나 미주, 남미 쪽은 최소한 10일 이상의 여유가 필요하다. 1주일 이내의 짧은 기간이라면 욕심내지 말고 가까운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중국과 일본, 홍콩, 태국, 필리핀 등은 가족끼리 자유여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그러나 가족여행이라도 휴양을 위한 것인지, 체험학습을 위한 것인지 주제에 따라 목적지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휴양이 목적이라면 괌이나 세부, 푸껫, 발리 등이 적당하다.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많은 곳을 찾는다면 중국이나 일본, 유럽여행이 맞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한·중·일 등 동북아 3국간의 얽히고설킨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체험학습의 최적지다. 역사체험이 아니더라도 이를 테면 일본 도쿄의 지브리미술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천국이라는 점에서 가족여행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중국에 간다면 베이징의 자금성과 천안문광장, 만리장성, 상하이만 보지 말고 시안(西安)의 병마용을 찾아 중국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루트를 짜는 것이 좋다.

이처럼 자유여행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철저하게 정보를 찾아두는 등의 사전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그렇지 않을 경우 즐거워야 할 여행이 패키지여행보다 못한 고행길이 될 수 있다.

대구에서 출발하는 항공노선도 많아졌다.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과 방콕을 연결하는 직항노선이 있고 부산에서는 일본과 홍콩 등의 동남아 노선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노선이 있기 때문에 굳이 인천공항까지 가지 않아도 될 정도다.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여행경비가 산출된다. 가까운 지역이라도 자유여행이라면 1인당 100만 원 안팎을 예상해야 한다. 연초에 생기는 연말정산 환급금이나 연말 성과급을 받았다면 경비마련을 위한 종자돈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아예 해외여행을 위해 적금을 드는 경우도 있고 명퇴금이나 퇴직금으로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도 적지않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할 경우 적잖은 목돈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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