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 별들의 컴백

해외에서 활약하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국내에 복귀, 실망을 안겨 준 스포츠 스타들이 이제 국내 무대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줄 차례가 됐다. 스포츠 스타들이 해외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 국내 팬들을 흥분시키다 국내로 돌아오는 모습은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대신 국내 스포츠 무대는 풍요로움을 더하게 됐다.

지난해 유럽 축구 무대에서 수원 삼성으로 이적, 1년 여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안정환(32)은 21일 친정팀 부산 아이파크에 복귀해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안정환은 1999년 부산 대우 소속으로 뛰며 시즌 최우수선수로 맹활약, K리그 흥행을 주도하던 스타였으나 유럽 리그에선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었지만 유럽 축구 무대를 전전하면서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온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때 그가 존경하는 대표팀 선배였던 황선홍은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이 되어 안정환을 맞았다. 안정환의 가세와 황 감독의 부임으로 1990년대까지 명문으로 평가받다 2000년대 들어 성적 부진과 홈 팬들의 외면으로 고통 받던 부산 아이파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동안 국내 프로축구에서 비교적 인기를 모으는 팀들은 스타 선수들이 많은 수원 삼성과 FC서울 정도였다. 스타 선수들이 많은 성남 일화를 포함해 다른 지방 팀들은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인기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러나 축구 시장 잠재력이 적지 않은 부산 아이파크에 스타 감독과 선수가 수혈된 것을 비롯, 지난해 이근호의 출현으로 가능성을 보인 대구FC, 박원재, 황재원 등 유망주들이 성장하며 K리그 우승을 거머쥔 포항 스틸러스, '잊혀진 천재' 고종수가 부활한 대전 시티즌 등 지방의 구단들도 성장 동력을 갖게 되었다.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국내 무대에 돌아온 최희섭과 서재응(기아 타이거스), 김선우(두산 베어스) 등은 새로운 볼 거리의 대상이 될 선수들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기아나 두산과 대결할 때 삼성과 상대팀의 팬들은 더 많은 볼 거리를 기대하며 경기장에 가거나 TV를 시청할 것으로 보인다. 열정적인 팬들이 많으면서도 성적은 신통찮았던 롯데 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라는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 부임, 변신이 기대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와이번즈의 저력과 서울팀 LG 트윈스, 타력이 좋은 한화 이글스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들이다. 여기에는 현대 유니콘스 인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해외 무대에 있던 스타들은 많은 몸값을 받고 국내 무대에서 '제2의 축구 인생', '제2의 야구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국내 무대를 빛내야 할 책임이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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