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남용 풍토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2분기 병'의원의 진료 내역을 바탕으로 약품 수를 조사한 결과, 한 질병에 대한 처방 1건당 약품 수가 평균 4.0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2분기 4.17개에 비해서 약간 줄기는 했지만 미국(1.97개), 독일 (1.98개) 등 의료선진국들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병'의원 등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전면 실시를 강행할 때의 가장 큰 명분은 약품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건강보험 원래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흔한 호흡기계 질환의 처방 약품이 평균 4.78개다. 감기 치료에 5개 정도의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전문병원에서 3.54개, 종합병원 4.41개, 병원 4.61개, 의원 4.8개 등을 처방했다. 가까이 이용하는 의원이 종합전문병원보다 1.3개 정도 많다.
약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뿐 아니라,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약값 부담도 당연히 늘어난다. 본인 부담도 늘지만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도 늘어난다. 올해도 건강보험료는 6.4% 오른다. 자연증가분까지 합치면 10%대 늘어난다. 그럼에도 건보 재정은 올해 5천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약품 과다 처방을 개선하기 위해 심평원은 올해부터 의료기관별로 처방되는 평균 약품목 수를 등급화해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병'의원 스스로의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 약품 남용을 병'의원이 조장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처방에 의사들의 보다 세심한 배려가 전제되지 않으면 약품 남용 풍토는 개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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