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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 경주에 가다2―고분/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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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주위를

녹슨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고

나무들이 에워싸고 있다

무덤은 죽어서 또 한 번 들어가는

감옥이다

무거운 흙더미에 눌려

발버둥치는 죄수의 영혼

둥그렇게 부풀어올라 있다

사람들이 무덤 쪽으로 걸어간다

길이 끝나는 곳에 무덤이 있다

저녁햇살이 사람들의 그림자를 길게 끌고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

출입금지 푯말이

잔디 위에 넘어져 있다

매장의 관습은 농경문화의 산물이다. 볍씨를 심고 씨감자를 심듯이 사람을 땅에 심는 것이 매장이다. 묻는 것이 아니라 심는 것이다.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명당자리를 찾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좋은 땅에 심어야 자손 추수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설날에도 경지정리 잘된 사람 밭에 다녀왔다. 이른바 공원묘지. 거기에서 사람들이 대대손손 누릴 풍요를 빌고 있었다.

그런데 시인은 무덤이 감옥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또 한 번'이라는 어구. 죽어서 '또 한 번' 들어간다는 뜻은 살아있는 삶도 감옥이란 말이 아닌가. 그러니까 감옥에서 감옥으로 가는 삶이다. 그 까닭은 인간이 모두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 누구라 그 무덤/감옥을 외면하고 싶지 않으랴. 그래서 무덤 앞에 붉은 글씨로 출입금지 푯말을 세워놓는 것이다.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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