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현재 경주 지역의 한우 사육두수는 6만2천여두로 전국 시군 중에서 1위다. 그것도 오랜 기간에 걸쳐 유지해 온 자리다.
그러나 경주시의 축산 행정은 한꺼풀만 벗겨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특히 최근 한우 부문에 시정을 집중하고 있는 전북 정읍시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정읍의 한우 사육두수는 4만4천여두로 경주보다 1만8천두 정도 적다. 그런데 정읍시청에는 2개과를 둔 축산국이 있다. 경주는 축산과가 고작이다.
예산은 더욱 비교가 안 된다. 올해 정읍시청은 150억원을 편성했으나 경주는 67억원에 불과한 것. 경주시청 축산과 관계자는 "할 일이 많아 200억원 정도를 신청했으나 대폭 잘렸다"고 했다.
정읍시가 수년 전부터 벌이고 있는 한우 관련 사업을 보면 한우사육 1위 경주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정읍시는 지난해 한우사육 기반 조성에 22억원, 조사료 생산에 55억원을 쏟아부었다. 32억원이 들어가는 한우홍보관도 건립하고 있고, 소고기 육질이 좋다고 소문나 많은 식도락가들이 찾는 산외마을에는 5억6천만원을 들여 주차장까지 만들고 있다.
전북 김제도 정읍지역 못지않다. 경주의 올해 조사료용 청보리 재배면적은 500ha인 반면 김제는 1만여ha에 육박하고 있다. 청보리를 심기 시작한 것은 4, 5년 전으로 비슷하지만 지금은 무려 20배나 차이가 난다. 김제시청은 청보리 재배를 하면 장비대 보조는 물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경주 외동읍에서 한우 300여두를 키우고 있는 정병우씨는 "청보리를 생산, 조사료로 먹이면 사료값이 30% 절감되고 소고기값도 20% 정도 더 나간다"며 "사료비는 적게 들고 수입은 많은 것이 호남지역 축산농가"라고 말했다.
경북도의 축산행정은 전북도에 비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경북도 축산경영과의 올 예산은 경상비 포함 199억원 선. 그러나 전북도의 올 축산경영과 예산은 700억원이 넘는다. 경북도의 축산행정은 규모만으로 볼 때 정읍시 수준이다. 직원이 21명으로 같은데다 예산도 큰 차이가 없는 것. 경주축협 관계자는 "경북 축산행정의 현주소가 어떤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그동안 경북도가 입으로만 축산행정을 해왔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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