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포의 하루살이 떼' 금호강변 습격

▲ 7일 밤 대구시 동구 금호강변의 한 가게에 이상 급증한 동양하루살이가 야간 불빛을 따라 떼지어 몰려들자 주인이 빗자루로 쓸어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7일 밤 대구시 동구 금호강변의 한 가게에 이상 급증한 동양하루살이가 야간 불빛을 따라 떼지어 몰려들자 주인이 빗자루로 쓸어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7일 오후 7시 30분쯤 대구 동구 금호강 아양교 인근. 식당, 편의점, 사무실 등이 늘어선 이 일대는 본격적인 영업 시간을 앞두고도 좀처럼 간판불을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간판불을 보고 달려드는 하루살이와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2주 전부터 날아든 '하루살이의 대습격'이다. 치킨점을 운영하는 박기현(45)씨는 "나방만한 크기의 하루살이들이 수만마리씩 떼지어 날아다니는 통에 손님들이 아예 오지도 않는다"며 "사람을 쫓아다니는데다 어찌나 혐오스럽고 섬뜩한지 하루 하루가 전쟁"이라고 했다.

금호강변에 가까운 주택가 주민들의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다. 정미정(17·여·대구동부고2년)양은 "집 밖을 나서면 공중에서 하루살이들이 죽어 툭툭 떨어져 몸 속으로 들어갈 때가 많고 불빛에 타는 소리도 공포스럽다"고 투덜댔다.

동구청에는 방역을 요구하는 민원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구청은 34명을 투입해 동구 금강동~화랑교~아양교~공항교 금호강변 풀숲과 안심·방촌·동촌·지저·신암·효목동 등 동구 전 지역에 특별방제를 벌이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차량 분무소독, 연막소독을 병행하고 방촌동과 동호지구 등에는 해충퇴치기 2대를 설치했지만 워낙 지역이 넓어 효과가 크지 않다"며 "지난해부터 하루살이떼가 몰려왔는데 올해는 이상 더위로 일찍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동양하루살이'로 불리는 이 날벌레는 몸길이 20~30㎜의 대형 하루살이로 하천 자갈 밑에 굴을 파고 서식하며 5월에 발생한다. 해질녘부터 집단적으로 움직이고 야간에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으며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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