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북한이 어저께 1만8천쪽 분량의 핵 관련 자료를 미국에 제출함으로써 7개월 넘게 공전되어온 북핵 프로세스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핵 신고서를 작성해 6자회담에 제출하면 북측 신고내용에 대한 검증과 다음 단계 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절차가 이처럼 눈에 띄게 빨라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북측은 부시 정권 임기내 테러지원국 해제를 원하고 있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으로 미국의 식량 지원이 하루라도 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프로세스는 프로세스일뿐 결과는 아니다. 미국이 이번 북측의 핵 관련 자료 제출을 "핵시설 불능화 작업-신고'검증-핵 폐기로 이어지는 과정의 한 단계"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검증이다. 북측이 제출한 문서를 토대로 검증에만 1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만약 북측의 신고가 '완전하고 정확한'것이 아닐 경우 또 검증 과정에서 북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충분한 검증'에 실패할 경우 언제든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추출량과 사용처 등에 대한 북'미 간 이견도 불씨의 하나다.
북측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면 24시간 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을 전 세계에 중계방송하겠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도적이고 연출된 '쇼'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럴 정신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성실하게 검증받고 의혹을 푸는 게 옳다. 우리 정부를 비롯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측이 테러지원국 해제나 식량 지원과 같은 열매만 따먹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북측도 발등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실을 축소하고 눈가림할 의도가 있다면 이제는 그만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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