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펀드 수익률을 볼 때마다, 주식 잔고를 들여다볼 때마다 가슴 답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엄청난 수익률 하락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이종수(가명·47)씨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아내, 중고생 남매를 둔 그는 사업예비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지난해 말 차이나펀드에 집어넣었습니다. 해외펀드에 투자한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차이나펀드는 큰 손실을 기록중입니다. 원금이 반토막났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씨는 반토막 정도는 아니지만 벌써 3분의 1을 날려먹었습니다. 그는 잠이 안 온다고 합니다. 손실을 감수하고 환매를 하자니 날린 돈이 너무 아깝고, 조만간 자금은 필요하고, 진퇴양난입니다. 이씨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씨의 고민 보따리를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풀어봤습니다.
A.
◆차이나펀드 손실 폭 크지만 환매할 때 아니다
이씨의 수익률을 알아보니 -32%다. 원금의 3분의 1이 깨졌으니 잠이 오지 않는다는 그의 고백은 거짓말이 아닐 것이다.
투자원금이 1억2천만원인데 벌써 투자손실액이 3천800만원이 넘는다. 8월 말까지는 꼭 필요한 돈인데 단기적인 수익을 노리고 투자한 것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 손해를 보고 처분하자니 억울하기 그지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리자니 최근 주식시장을 볼 때 더 큰 손해를 입을까 걱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씨가 가입한 차이나펀드의 손실폭이 크지만 지금은 환매할 때가 아니다. 손실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애초에 이씨가 차이나펀드에 투자를 할 때 두가지 실수를 범했다.
첫째, 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5년 정도의 장기투자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또는 다른 국가에 투자할 때에도 적어도 5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펀드투자를 할 때 5년은 기본, 10년 정도는 되어야 장기투자라 한다. 단기적인 손실에 연연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인내심이 성공적인 펀드투자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둘째, 펀드투자를 할 때 장기투자와 더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은 자산배분이다. 이씨가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국내펀드 3천만원은 손실 폭이 -5%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차이나펀드에 몰빵투자한 것이 손실 폭을 키운 셈이다. 8월 말까지 사업 재투자를 위해서 필요한 돈 1억원은 펀드환매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권한다. 대출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금리시대엔 레버리지도 필요하다
이씨가 8월 말까지 필요한 돈은 1억원. 이번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적금 3천만원과 CMA에 들어 있는 2천만원을 합치면 5천만원이 부족하다. 부족한 5천만원은 펀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환매를 감행하기보다는 대출금으로 조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씨가 5천만원을 대출받는다 하더라도 총자산 중 부채비율이 13.5%에 불과해 재무안정성에도 문제가 없다.
5천만원에 대한 매월 대출금 이자는 약 27만원(대출금리 6.5% 가정)으로 이씨의 월 소득규모로 보아 어렵지 않게 낼 수 있다. 과거 고금리시대엔 대출금 상환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었다. 그러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5.5~6%에 불과한 저금리시대엔 무리가 따르지 않는 정도의 대출금은 보유해도 무방하다. 대출금리도 저리가 적용돼 매월 이자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를 통해 대출금리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이 전제조건. 장기간에 걸친 펀드투자의 기대수익률이 10~15%인 점을 감안하면 저금리시대엔 대출금을 활용한 레버리지도 재테크의 한 방편이다. 다행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씨는 별다른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서를 받아 5천만원 정도의 대출은 쉽게 받을 수 있다.
◆펀드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회복시에 할 것
이씨의 펀드 포트폴리오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손실 폭이 클 때에는 가급적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우선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자. 왜냐하면 시장이 회복될 때에는 많이 떨어진 시장이 더 빨리, 더 많이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의 손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지금 처분하지 않는다면 손실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바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라도 장기투자의 안목을 기를 것을 권한다.
그러나 손실이 회복되면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재조정하자. 국내 주식형펀드에 60%를, 해외 주식형펀드 및 원자재관련 펀드에 40%의 자산배분을 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자산운용사별, 운용 스타일별로 다양한 자산배분전략을 짜는 것이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사업예비자금은 CMA로 준비하라
앞으로는 절대로 사업예비자금으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비록 금리는 낮지만 언제 쓰일지 모르는 예비자금은 CMA에 모아둬야 한다. 매월 100만원은 CMA로 비축, 비상시를 대비하고 1년 후 사용처가 없는 것이 판명되면 투자로 돌리면 된다. 그리고 예비자금 비축을 제외한 매월 저축금액은 정기적금보다는 적극적으로 굴리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매월 100만원씩 적립식펀드에 투자, 5년 뒤 이번에 받은 대출금 5천만원의 상환자원으로 활용하라. 그리고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퇴직금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노후준비도 발등에 떨어진 불. 적지만 매월 50만원 정도는 노후대비용으로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적립할 것을 권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주말과 휴일에도 전화를 받습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