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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풍년이 더 두렵니더"…사과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 농민은 가격부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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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한 작황에도 웃지 못하는 농가… 공급 확대에 가격 하락 우려

15일 찾아간 예천군 효자면의 한 사과농장. 농장 주인이 사과가 달린 나무을 가리키고 있다. 윤영민 기자
15일 찾아간 예천군 효자면의 한 사과농장. 농장 주인이 사과가 달린 나무을 가리키고 있다. 윤영민 기자

15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에 한 사과 농자. 푸른 잎 사이로 주먹만 한 사과가 가지마다 빼곡히 매달려 있었다. 탐스럽게 달린 사과나무와 달리 농민들의 얼굴에는 풍년의 웃음보다 가격 걱정이 먼저 묻어하는 듯 했다.

이곳에서 만난 농장주는 "요즘 과수원 농장주들끼리 모이면 병해충이나 생육보다 시세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며 "'올해는 물량이 많다더라' '가락시장 가격이 지난해보다 약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줄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했던 사과가 올해 공급 증가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수확기를 앞둔 농가들의 눈치가 빨라지고 있다.

과수원 곳곳에서는 적과를 마무리하거나 가지를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예년 같으면 풍성하게 열린 열매를 보며 수확을 기대할 시기지만 올해는 출하 시기와 판매 전략을 두고 고민하는 농가가 적지 않다. 한 농민은 "지난해에는 사과가 귀해 조금이라도 더 비쌀 때 팔려고 저장을 고민했다면 올해는 오히려 언제 출하해야 손해를 덜 볼지 계산부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현장도 공급 증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저장 사과와 햇사과가 교차하는 시기라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작황이 지금처럼 유지되고 수확기에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수확 전까지의 날씨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폭염과 태풍, 우박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없다면 생산량은 늘겠지만, 그만큼 가격 하락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과농가에서는 "농민들은 흉년보다 풍년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며 "사과는 많이 달렸지만 제값을 받지 못하면 풍년도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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