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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최대 공적자금 투입, 위기 탈피의 계기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의 진앙지였던 미국 양대 모기지 업체에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어제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각각 1천억 달러씩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두 회사가 발행했거나 보증한 채권을 시장에서 사들이게 되면 금융시장에 만연해진 불안감이 일단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두 회사가 망하면 미국과 국제 금융시장에 너무 큰 혼란이 초래돼 당분간 두 회사를 정부 관리 하에 두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의 파산을 방치할 수 없다고 공식선언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한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단 '9월 위기설'이 자취를 감출 것이다. 한국은행이 이들 회사에 투자한 채권 380억 달러에 대한 보증이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사실 '9월 위기설'은 한국은행의 채권 380억 달러가 휴지가 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회사 채권의 지급 보증이 확실해짐으로써 한국의 국제 신용도도 높아질 것이다. 오는 11일 발행될 1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도 순조롭게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걷힘으로써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두 회사의 손실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도의 자금 투입으로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는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인 금융시장 안정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거시정책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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