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 노트] 포항시, 앞에선 "Yes" 뒤로는 "No"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얼굴 보고 말할 때는 '긍정검토'하겠다고 하고 돌아서면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더 이야기할 이유가 없지요. 누구 놀리는 겁니까?"

포항공단 기업인들이 화가 잔뜩 났다. 박승호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공무원들 때문이다. 시청에 기대를 한 게 순진했고 잘못이었다는 자조도 많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27일, 포항시는 박 시장을 반장으로 한 '민생안정 기동투어반'을 꾸려 공단업체 대표들과 만났다. 애로를 해소해 주겠다는 취지였다.

이 자리에서 몇몇 업체 대표들은 길이 16.7m 이상 구조물의 통행시간 제한(오전 6시~자정)을 공단지역 안에서만이라도 해제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 기업인이 "맞은편 회사에서 불과 수십m만 싣고 오면 되는데 법규정 때문에 한밤중까지 기다리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며 기업지원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박 시장 등은 "긍정검토하겠다"고 즉답했다. 참석자들은 시장의 어투로 미뤄 '당연히 되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일부 공무원들도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주말을 넘기고도 아무 말이 없자 이 사안에 대해 재차 알아본 기업인들은 아연했다. 시청·구청 등에서 나오는 말이 "제반 규정을 검토한 결과 안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현행 규정에 16.7∼24m까지는 안전문제상 정해진 시간에 나올 수밖에 없게 돼 있고 만약 (제한규정을) 풀어줬다가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부분이 걸림돌"이라고 했다.

해당 기업인들과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여태 사고 우려 때문에 안 됐는데 누가 그걸 모르나. 결국 책임소재 운운하며 원점 회귀한다면 애초부터 말할 이유가 없었고, '긍정검토'도 립서비스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쁜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마치 모든 걸 다 해줄 것처럼 기대를 갖게 한 뒤 그럴듯하게 보도자료까지 냈던 포항시가 돌아서서는 '원칙대로'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기업인들은, 또 시민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하고 부탁해야 할지 난감한 처지가 돼 버렸다.

"앞으로 시에 가서 뭘 부탁할 일은 없을 것이다." 포항시의 민생안정 기동투어반과 자리를 했던 기업인들은 그런 공무원들을 두고 "쇼하지 말라"고 했다.

박정출기자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1천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아 직무 상실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오...
삼성전자가 구미에 19조원을 투자하여 로봇 산업 특화 도시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구미시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제조 ...
경북 상주시에서 물놀이 중 5학년 여학생 A양이 물에 빠져 구조되었으나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 구리시에서는 3천만 원 상...
미국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 약 37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이란의 핵무장 저지가 군사작전의 핵심 목표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