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대구MBC 공동 특별기획 '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마지막 토론회가 5일 오후 2시 대구MBC 스튜디오에서 '도농상생, 이렇게 합시다'를 주제로 열렸다. 최규섭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도농상생교류특별위원장 사회로 김경량 한국농촌관광학회장(강원대 교수·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박상일 해남군지역혁신협의회 의장,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지역활성화연구실장이 참석했다.
도농교류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주고받는 행위의 주체는 누구이며, 그 대상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도농교류란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에서의 상품이나 서비스 거래뿐만 아니라 도시민과 농촌주민 간의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 상품, 정보의 교류가 지속적이고 양방향적으로 이루어지는 도시와 농촌의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사회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얻었지만, 전통과 정신적 가치를 소홀하게 다루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농촌은 언제나 도시보다 못살고 부족한 곳일 뿐이었다. 그러나 좀 더 성숙된 잣대로 보면, 농촌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뿌리를 담고 있는 자원의 보고이다.
결국 바람직한 도농상생은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를 막고, 농촌지역을 도시민과 농업인이 상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조해 농어촌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지난해 초 식량가격 폭등으로 국제적 식량위기가 나타났을 때 필리핀 등 많은 국가에서 식량배급제를 실시했다. 농촌이 제 역할을 못하면 도시민이 첫번째 희생자가 된다는 경고였다. 소비자는 농어민의 생활을 책임지고, 농어민은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는 상생의 전략을 도농교류를 통해 확립해야 한다.
다음은 참석패널 간 일문일답.
▶사회:통계적으로 전국에 650개 도농교류마을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도농교류가 이루어지는 마을은 많지 않다.
▷박 의장:도농교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농촌관광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관광상품과 산업화에 초점을 두게 되고 이로 인해 본래 의미를 잃었다. 하드웨어 및 이벤트성 행사 중심의 관 주도 사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마을단위 사업으로서 갖는 한계도 있었다.
▶사회:지나친 정책지원 의존과 지도자의 자질 부족, 주민참여 미흡 등으로 인해 농촌관광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석 실장:마을사업이 주민 전체가 아닌 소수의 지도자 중심으로 기획·실행되면서 많은 문제가 생겨났다. 지도자들의 의욕은 크지만,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주민을 제대로 이해시켜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 회장:마을 지도자들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장, 동장, 부녀회장 등 평범한 동네주민이 바로 마을 지도자들이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훈련이 전혀 없었다.
▶사회:도시 소비자의 농촌마을 방문이 정부 지원사업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도농교류가 시혜적인 사업으로 여겨지고, 도시민 사이에 제 돈 주고는 가지 않으려는 분위기마저 생겼다.
▷석 실장:정부정책에 의한 도농교류의 가장 큰 문제점이 '도시 소비자의 이중성'이다. 공짜에 가까운 농촌마을 탐방은 너무 좋지만, 내 돈 주고는 가기 싫다는 반응이 그것이다. 이제는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김 회장:도농교류의 역사는 겨우 6, 7년이다. 너무 조급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도농교류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지속적인 교류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이상적인 도농교류가 가능한가?
▷트럭에 농산물을 싣고 도시 아파트로 가 파는 방식의 직거래는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도시소비자와 생산농민 간 신뢰이고, 농촌에 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 친구가 되면, 인터넷과 택배 시스템을 활용한 물적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사회:도농교류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지역생산-지역소비를 전제로 한 로컬푸드 운동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김 회장:이제 누가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먹는지 알아야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지역농산물이 학교나 기업의 급식 등 지역시장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 의장:하지만 로컬푸드 운동이 지나치게 마케팅에 치중해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역 공동체성 회복의 차원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볼 필요가 있다.
▷석 실장:도농교류와 로컬푸드 운동은 동전의 양면이다. 학교급식이 사회급식으로 발전할 수 있고, 도시민과 농민의 만남은 '얼굴 있는 농산물' '안전성이 보장되는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획탐사팀=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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