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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을 빛낸다] 경북체고 육상 박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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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 400m의 기대주 박봉고가 경북체고 운동장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육상 400m의 기대주 박봉고가 경북체고 운동장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육상 단거리 기대주 박봉고(18·경북체고 2년)는 그 나이 또래의 여느 선수들과는 달리 강한 집념을 지녔다. 육상 선수로 살아가는 만큼 그 '끝'(성공)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그의 말이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달리기에 재능이 있지만 다른 또래들처럼 놀 궁리를 하던 그는 이제 한 눈 팔지 않고 매진하겠다는 성숙한 의식을 지닌 유망주로 자라났다.

박봉고는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400m에 나서 7개월이 지난 11월에는 국내 1인자로 성장했다. 지난해 4월 열렸던 춘계 중·고 육상대회 400m에서 2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 400m 1위, 체육고교 체전대회 400m 1위, 전국체전 400m 1위(200m 1위·2관왕), 11월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그랑프리 육상대회 400m에서 고교 선수들 뿐만 아니라 대학·일반부 선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 국내 랭킹 1위 선수가 됐다. 이 때 세운 46초90은 개인 최고 기록이며 한국 역대 3위의 기록에 해당된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300m를 질주한 뒤 이후 100m를 달리는 근지구력과 정신력이 최고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

새해를 맞는 박봉고의 다짐은 다부지다. 그는 "46초 초반대로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이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의식한 말이다. 그러나 이종우 경북체고 육상 단거리 감독은 "봉고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올해 안에 45초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봉고는 봉화 석포중 1학년때 육상을 시작, 경북체육중으로 전학하며 100m와 200m, 100m허들 등에서 뛰었고 소년체전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1위를 휩쓸었다. 지난해부터 400m를 주 종목으로 정해 집중하고 있다. 국가대표이지만 이 감독의 요청으로 경북체고에서 훈련하고 있는 박봉고는 평일에는 새벽, 오전, 오후 훈련 등 하루 6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며 야간에는 요가를 하는 등 '수도승'같은 생활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주말에만 외출해 잠시 바람을 쐰다.

성실하고 예의바른 그는 얼굴도 잘 생겨 여학생들의 선물 공세를 받기도 한다. 그런 그에 대해 이종우 감독과 그를 육상 선수로 발탁한 김도현 교사는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조언을 자주 해 준다. 봉화에 있는 김 교사는 지금도 매주 1~2차례 그와 통화를 하며 고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 지주이다.

박봉고는 여자 친구는 없느냐는 질문에 "제 스스로 성공했다고 느끼기 전까지 한 눈 팔지 않을 생각이다. 훈련이 힘들지만 재미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1인자를 넘어 아시아 정상에 오르고 세계 정상권에 근접하는 수준을 '성공'이라고 정의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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