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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MB속도전에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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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의 2일 청와대 오찬의 핵심은 당정 간의 소통과 화합이었다. 이 대통령이 먼저 "2009년 한 해는 당과 정부 모두 힘을 합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를 내년 쯤 듣도록 하자"며 당정 협조를 강조했다. 박희태 대표가 "당이 잘해주면 후사한다니 열심히 하자"고 조크했다. 후사란 의원 입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촛불 사태를 겪으면서 당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화답했다.

의원들의 건의도 이어졌다. 친박근혜계인 김무성 의원은 "대통령 취임 후 1년만에야 청와대에 들어와 봤다"고 뼈있는 말을 한 뒤 "오늘을 당내 통합의 계기로 삼아 (이 대통령을)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안상수 의원은 "중진 의원들을 자원·무역 외교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문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주문이기도 한 법안 처리 속도전에 사실상 제동을 건 대목이다. 당초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등 15개 핵심법안을 선정, 회기 내에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날 "쟁점 법안일수록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국민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권 핵심부와 시각차를 나타내면서 당 지도부도 국회 전략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홍준표 원내대표는 주요 현안인 비정규직법 개정과 관련, '한시조항'을 붙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2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다시 일방 독주와 폭력의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박 전 대표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다수결 원리와 의회 시스템 가동을 강조하며 쟁점 법안 처리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원내 대책 방향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인사청문회, 용산사고 관련 긴급 현안 질문, 대정부 질문이 3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사이 한나라당 내 친이와 친박계 간 조율 및 여야 간 절충에 따라 주요 쟁점법안 처리 일정이 바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초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 처리 입장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합의 도출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박 전 대표가 다시 '속도전'에 반대 의사를 나타냄에 따라 쟁점 법안 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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