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장의 최고 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대부분 정치권에서 배려 해주는 보험용 자리로 연봉만 받아가고 정치인들의 휴가나 챙기는 자리거나 아버지 잘 만나 '우골 대학' 나와 대를 이어 물려받은 자리였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과 직원들은 안중에는 없고 오로지 그 분만 바라보고 손바닥이 발이 되어 버리는 인간 승리로 얻은 자리가 지금까지의 한국 골프장의 CEO의 자리였다.
이들 골프장의 공통점은 새로운 CEO가 와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골프장 직원들의 서비스가 좋아지지도 않고 예약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그늘집 음식이 좋아지고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러한 CEO는 2년 안에 짐을 싼다고 보면 맞다. 아무런 경쟁력과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어긋나 땅집고 헤엄치듯 장사를 마음 편히 해 왔지만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사태가 발생하여 골프장끼리 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이제는 전문 경영인이 고객 유치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과 자신만의 전문 노하우로 승부를 걸어야지, 어영부영 했다가는 쫓겨나기 십상이다.
전국 골프장 CEO의 40% 정도가 삼성 그룹 계열의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출신 임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배경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철저한 전문 경영 수업을 배우고 실천해 성과를 낼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리를 보전할 수가 없다. 신설 골프장들은 이 곳 임원들을 전문 경영인으로 서로 스카우트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남 H골프장의 CEO는 손수 붕어빵을 굽고 고객들에게 이 붕어빵을 나눠 주면서 즐거운 라운딩을 하도록 미소를 보낸다. 또 클럽하우스 현관에서 고객들의 골프백을 손수 차 트렁크에서 내려 주면서 상냥한 인사를 건넨다. 이런 골프장에서는 고객과 직원이 진행이 늦다고 싸우고, 그늘집 음식이 맛 없고 비싸다고 다툴 일도 없다. 고객과 직원이 한 가족처럼 되는 것이다.
고객에게 무한 감동을 주는 경영이 진짜 전문 경영인이 해야 할 일이다. 많은 돈을 들여 짓고, 외국 유명 프로가 설계했다고 명문 골프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치는 대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클럽하우스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아도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고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 골프장이 명문 골프장이 될 수 있다.
이제 골프장은 무한 경쟁 시기에 들어섰다. 골프장 전문 CEO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위의 눈치나 보고 고객과 직원들 위에서 군림하려고 하는 이들은 하루빨리 짐을 싸야 하지 않을까. 머리 속에 생각만 갖고 있지 말고 사소한 것부터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고객들이 움직일 것이다.
한국 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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