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실직의 아픔 뒤로하고 자격증 취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따사로운 태양의 축복이 봄날을 재촉하던 4월 나는 다니던 회사를 본의 아니게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평화롭게 봄을 맞이하고들 있었지만 나에게는 봄의 햇살이 비참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이 34세에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다른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학력도 보잘것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좌절하며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형편은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분유값이 부담이 될 정도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집사람 보기가 미안해졌습니다.

둘째아이가 겨우 말문을 열기 시작할 무렵, 그 날도 다름없이 술로 시름을 달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날따라 낮에 잠을 많이 잤는지 아이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엄마! 아빠! 란 말을 배우던 아들놈이 불현듯 "아빠, 힘내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나는 집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았고 집사람은 말없이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날밤 나는 아들놈의 목소리가 머리에서 맴돌아 소리 없는 울음을 울었습니다. 다음날부터 일자리 찾는 일을 잠시 접고 나는 어떤 일이든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국비로 하는 직업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죽자, 이것도 못하면 죽자는 심정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배우는 일이 생소하지는 않았으나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해왔기에 조금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학원 끝나면 바로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늦게 하는 공부가 쉬울 리 없었지만 죽기를 각오하니 어려울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공부한 덕에 생전 처음으로 자격증을 땄습니다.

자격증을 찾아온 그날 아내의 손을 잡고 아이들을 안고 뜨거운 감정을 나누었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상황이 바뀐다고 여기저기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곳도 갈 데가 없었던 내가 이젠 골라서 갈 수 있는 기쁨을 맛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이젠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가 이젠 더 정확한 발음으로 "아빠 힘내세요." 할 테니까요. 전병태(대구 서구 평리동)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원안 통과시켰으며, 이로 인해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고 수사...
반도체 중심 장세에서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삼천당제약과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RX 바...
포스코그룹의 PNR이 포항사업소 인수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 A사를 사전 내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A사는 관련 경험이 없는 청소업체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