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전세값 두달새 3.4% 추락

▲ 부동산 경기침체로 전세 가격이 급락,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대구지역 전세가격지수는 6년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입주를 했지만 불꺼진 아파트가 거의 대부분인 대구시내 아파트단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부동산 경기침체로 전세 가격이 급락,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대구지역 전세가격지수는 6년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입주를 했지만 불꺼진 아파트가 거의 대부분인 대구시내 아파트단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전세 가격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이사 수요가 감소한데다 자금난에 몰린 건설사들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가 저가로 임대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탓이다.

◆6년전 수준으로 떨어진 전세가

국민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12월과 지난 1월 각각 -1.8%씩의 변동률을 보이며 두달사이 3.6% 하락했다. 지난 한해 대구 전세 하락률은 3.4%로 두달사이 3% 이상 전세가격이 급락한 것은 IMF 이후 처음. 이에 따라 전세가격 지수도 6년전인 2002년 11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전세가 급락은 시공사들의 임대 물량이 급증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2월 현재 대구지역에서 건설사가 미분양 임대에 나선 곳은 16개 단지 4천가구에 이른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지난 가을까지 미분양 임대 단지가 4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 겨울 이후 매달 급증하고 있다"며 "봄철이 되면 임대 단지가 20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군별로는 달서구가 7곳으로 가장 많으며 북구가 3개, 수성구와 달성군이 2개단지며 남구와 동구가 각 1개씩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임대 물량이 전세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지난 11월 수성구 범어동에서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 임대에 나선 A사는 155㎡(47평)형 아파트를 분양가(5억3천만원)의 26% 수준인 1억4천만원에 전세를 놓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범어네거리 주변 중대형 아파트의 가을철까지 전세 시세가 1억8천에서 2억원 정도였지만 A사의 임대 물량이 시장에 나온 이후 전세가격이 동반 급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 단지가 가장 많은 달서구 지역도 비슷한 상황으로 1억~1억2천만원 정도였던 전세가격이 시공사들의 임대가 인하 경쟁이 시작되면서 7~8천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세가격 약세 지속될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격 회복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입주 물량이 1만8천 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이중 50%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있어 시공사 임대 물량이 전세 시장에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중소형은 미분양이 적고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아 경기 회복세만 뒷받침되면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중대형은 미분양이 많아 매매뿐 아니라 전세가 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 전세가격은 국민은행이 주택가격 시세를 발표한 1986년 이후 '최장기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24개월째 -7.8%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전 최장기 기록은 97년 4월부터 98년 10월까지 19개월로 당시는 23% 하락했지만 99년 한해 동안에만 23%가 올랐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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