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연장을 따로 찾지 않더라도 하우스 콘서트, 작은 음악회 등 격식을 탈피한 음악회들이 자주 열리고 있다. 이런 음악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공연장 공연보다 부피도 적당히 줄이고 기름기도 빼낸 아기자기한 앙상블로 승부를 거는 공연 형태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음악회를 통해 쉽고 친숙하게, 그리고 덜 비싸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그 중 2006년 봄부터 시작되어 벌써 3년간 진행되어 온 런치타임 콘서트를 소개해 본다. 매주 수요일 국채보상공원에서 점심 시간을 이용해 필자의 기획과 해설로 진행된 런치타임 콘서트는 일반 공연장에서처럼 정숙하지 않아도 되고, 점심 식사 후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매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45분짜리 공연이다.
이 음악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훌륭한 연주자들의 공연을 무료로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연주자와 공연 형식을 개발하고 같은 연주자라도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품격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레퍼토리를 집중 연주하게 되자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져 언제부턴가 공연 때마다 만원을 이루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청중들은 먼 거리에서만 만나던 무대 위 연주자들, 목소리도 궁금했던 연주자들을 열린 공간에서 지켜본 후 가까이에서 만나며 담소도 나눌 수 있고 그러는 동안 연주자와 청중 간 마음의 거리가 사라져 버리면서 훈훈한 정이 싹트게 되는 것이 런치타임 콘서트의 매력인 것 같다.
런치타임 콘서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작은 음악회가 대구의 곳곳에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마음씨 좋은 내과 의사 선생님이 자신의 병원 정원을 개방해 열리는 앞산밑의 kmg문화 공간, 상동의 한 주택 지하에 예쁘장한 파이프 오르간까지 겸비된 공간 울림, 경북대학교 북문쪽의 파스타 전문점인 레스토랑 산책 등을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기존 공연장에서의 무게와 격식을 탈피한 작은 음악회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런 음악회는 아무리 많이 열려도 부족하며 많이 열리면 열릴수록 좋다. 작은 음악회를 통해 연주자와 관객이 만나서 사귀게 되고 그 음악가의 팬이 되며, 공연이 열리는 장소를 찾아다니는 열성 팬까지 생겨나는 것이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의 언론 보도 등을 통한 유명세에 의존해, 또는 공연장의 외관에 의존해 공연의 좋고 나쁨을 판단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공연의 질은 그러한 외적 요소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비록 무대는 작지만 음악가와 청중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면서 더욱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기쁨, 작은 음악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이다.
서상화 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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