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네가 예쁘다

지난해 8월 '교열단상'을 처음 게재하면서 "이젠 남의 탓만 하지 말고 누구 덕이라고도 하고, 꼭 탓하고 싶을 때는 '네 탓' 말고 '내 탓'만 하자."고 했었는데 그게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내 탓'이 아닌 '네 탓'만 하고 '네 덕'을 '내 덕'이라고 하지는 않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너는 네 가족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거라. 내가 보니 이 세대에 내 앞에서 의로운 사람은 너밖에 없구나."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꽃들은 네가 예쁘다 내가 예쁘다 다투거나 시기하지 않고 오직 주어진 그대로 감사하며 열심히 살다가 사라질 뿐입니다."

위에 인용한 문장에 나오는 '너'와 '네'를 가끔씩 혼동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너'(대명사)는 손아랫사람이나 친한 사이에 쓰는 이인칭 대명사로서 "너와 나" "너 나 할 것 없이"로 쓰인다. 관형사로서의 '너'는 수관형사 '네'가 'ㄱ ㄷ ㅁ ㅂ ㅍ ㅎ'을 첫소리로 하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 앞에 쓰일 때의 변이 형태로 "너 근, 너 되, 너 말, 너 푼, 너 홉" 등으로 쓴다.

'네'(대명사)는 주격조사 '가'앞에서만 쓰이는 '너'의 특수형으로 "네가 가거라." "네가 제일이다."로, '너의'가 줄어든 말로서 "네 동생" "경위를 들어보니 네 말이 옳다."로 활용한다. 관형사로서의 '네'는 수사 '넷'이 관형사로 쓰일 때의 꼴로 "네 개, 네 마리, 네 시간" 등이며, 존대하는 자리에서 또는 대답하는 말이나 반문하는 말로 쓰이는 감탄사로서 '네'는 "네, 제가 가겠습니다." "네, 벌써 떠났습니까?"로 쓰인다.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오면서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연구도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2009.2.16.)이 보도해 화제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대니얼 홀 박사는 신앙생활에 참여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 3년 더 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타임은 '건강은 과학이고 영성은 별개'라는 생각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가톨릭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이 2월 16일 선종했다. 법정 스님은 김 추기경을 떠나보내는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이 땅엔 아직도/ 싸움과 폭력,/ 미움이 가득차 있건만// 봄이 오는 이 대지에/ 속삭이는 당신의 귓속말//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여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고. 평생토록 '사랑'을 실천한 김 추기경의 말씀을 우리 모두 가슴 속에 되새겨 봄은 어떨는지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