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골프학과의 미래

세계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져 '이태백'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루하루 살기가 막막한 세상에서 자녀들의 교육비가 들어가는 때에 주부들은 식당 일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다.

한달 뼈빠지게 일해봐야 100만원 내외의 수입으로는 가정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 최소한 250만원 정도는 수입이 돼야지, 그나마 생활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 전문직 종사자 외에 주부가 월 수입 25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골프장 도우미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골프장마다 달라 나이 제한은 두지만 만 40세까지는 퍼블릭 골프장에서 채용을 해 준다. 본인만 열심히 하면 한달에 350만원 이상은 충분히 수입을 올릴 수가 있다. 한심한 것은 노동청에서는 알선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4대 보험을 적용해주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알선을 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전문가들이 모여서 탁상 공론만 하는 사이 서민들은 다 죽어간다.

불황일수록 대학교에도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많이 생긴다. 골프학과도 같은 경우이다. 전공은 투어 프로, 티칭 프로, 도우미, 그린 키퍼, 골프장 경영 등이 있다.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교 할 것 없이 열심히 공부해 졸업하면 골프 산업의 충실한 일꾼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수입도 도우미의 경우 월 350만원 이상, 프로 도우미는 2배 이상이고 잔디 관리하는 그린 키퍼는 5년 경력을 쌓을 경우 4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골프학과 정원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골프학과를 만든 경기도의 K대학은 3년전부터 학과를 통폐합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7~8년이 흐르면서 졸업해도 취직이 잘 안되기 때문에 지원자가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교수진들이 비전문가들 투성이기 때문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하니 취업에 별 도움이 안된다. 40명 정원에 5명은 투어 프로, 10명은 티칭 프로, 20명은 골프 도우미, 나머지 5명은 그린 키퍼, 이렇게 전공이 나누어져야 하는데 실상은 40명 모두에게 프로가 되는 수업을 시키니 취업이 잘 될 수가 없다. 골프장에서는 그린 키퍼하고 골프 도우미가 없어서 난리다. 외국 근로자까지 쓰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한 대학 골프학과도 태권도를 전공한 교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머지 교수들도 전공 서적으로만 학위를 따서 골프 현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공자들이다. 비전문가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니 진로는 커녕, 취업에 정보나 골프장 인맥은 기대할 수도 없다. 학생들도 본인 스스로가 알아서 해야 하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 전공자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한 두가지는 있어야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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