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더 많은 유태인들을 구해내지 못했을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에서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Oskar Schindler)가 죄책감에서 내뱉은 말이다.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 크라코우에서 사업을 하던 독일의 기회주의 기업가 쉰들러가 여자와 술과 돈으로 독일군을 매수, 1천100명의 유태인들을 죽음의 수용소에서 탈출시켰다. 그러고도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보다 많은 유태인들을 구해내지 못한 데 대해 후회했다.
경제위기로 힘들지 않은 곳이 없는 지금, 구미에 때아닌 '쉰들러 리스트'가 膾炙(회자)되고 있다. 진원지는 남유진 구미시장과 구미시청 공무원들.
전국 시'군 사정이 비슷하겠지만 구미시 역시 근로자들의 실직을 막고 새 일자리 창출 정책 마련에 나섰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함께(We Together) 운동'이 시작됐고, 근로자들 이름이 출근명부에서 지워지지 않게 하자는 취지에서 '쉰들러 리스트'가 등장했다.
남 시장과 시는 우선 20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긴 했지만 공단 근로자 수 7만 명(지난해 12월 말 기준 6만9천148명) 유지를 위해 올 들어 '우리 함께 운동'에 돌입했다.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금 지원에 나서 현재 442개 업체에 1천218억 원을 지원했다. 이들 업체는 단 한 명의 근로자라도 해고하면 지원자금을 반납해야 한다. 결국 이들 업체 1만1천152명의 근로자는 '목숨'을 보장받게 된 셈이다. 남 시장은 "실직은 가정 붕괴로, 가정 붕괴는 구미 붕괴로 연결될 수 있어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면서 "쉰들러의 후회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또 새 일자리 창출 자금 마련을 위해 남 시장은 연봉의 10%(760만 원)를, 시 공무원 1천500명이 3억 원, 사무관 이상 공무원 87명이 본봉의 3~5%(1억 원)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는 긍정적 사고로 위기 극복에 나서기 위한 정신무장으로 'Yes 구미'라는 슬로건에 이어 '3Yes운동'도 벌이고 있다. 'Yes! 기업사랑' 'Yes! 명품교육' 'Yes! 푸른 구미'가 그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조선 인재 반은 영남, 영남 인재 반은 선산(구미)'의 구미에서 일어나는 이런 운동들이 결실을 맺고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
정인열 경북중부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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