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면서 예비중학생의 딱지를 떼고 우리 집 공주는 엄연한 중학생이 되었다. 모든 게 달라지는 중학 생활의 첫 문을 열며 아이는 물론 부모인 나 자신도 많은 생각과 걱정과 또 설렘이 함께한다.
유난히 높은 곳에 위치한 중학교를 처음 가보았을 때 나오는 게 한숨이요 걱정뿐이었다. 그 높은 곳을 매일같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야 할 아이 생각에 아마 모든 학부모들이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반면 딸아이는 무척 긍정적인 모습이다. 운동하는 기분으로 다니면 된다고 도리어 걱정하는 나를 안심시키고 있다. 이제 정말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동안 느슨해졌던 생활이 입학을 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때와 비교해 많이 달라진 모습에 아이에 대한 믿음이 좀 더 생긴 듯하다.
'걸어서 30분이 넘는 등굣길', 그것도 평지가 아닌 높은 산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대견스럽다. 이제는 아침밥도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하교 후의 모습도 밝은 편이며 학교에서의 생활이 즐거워 보인다.
새로운 학교생활이 시작되며 제일 먼저 생기는 관심사는 '친구사귀기'. 앞으로의 모든 생활에 무척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친구'란 존재는 어쩌면 아이의 중학교 생활의 모든 열쇠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친구를 사귈 것인지는 전적으로 아이의 결정과 마음이기에 내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뿐이다.
자칫 부모가 아이의 친구 사귐에 관여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나는 무척 조심하며 아이가 들려주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곤 한다. 어떤 애는 사귀고 어떤 애는 멀리하라고 조언을 하면 마치 친구를 차별하라고 하는 것 같고, 또 무작정 어떤 애를 가까이하라고 하는 것 역시 우리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을 무시하는 것 같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거나 세상이 끝나는 기분이 들 수 있는 사춘기 나이의 아이이기에 무턱대고 아이의 친구관계에 끼어들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닐 것이다. 좋은 친구 나쁜 친구를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내 아이의 생각과 책임감을 먼저 다독여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자신이 선택하게 하고 또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알아야 할 때이다. 학습 습관 역시 자신이 관리하고 스스로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3월 한 달은 아이가 새 학교에 적응을 해야 할 여유가 필요해서 다니던 학원을 잠시 쉬게 하고 생활리듬을 다독이도록 했다. 대신 스스로 학교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이 계획하고 지킬 수 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모자라는 부분의 학습 도우미로 인터넷강의를 신청했더니 예습·복습의 혼자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중학생이 되어 한걸음 내디딘 우리 아이가 사춘기 시기를 잘 이겨내고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아무쪼록 건강하고 밝은 마음으로 생활해주기만을 기도해본다.
조미경(소선여자중학교 1학년 최정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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