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오톱 이야기] 가공식품의 황금트리오

엄마와 아이들에게 교육하면서 제일 강조하는 것은 "과자 등 가공품을 살 때 포장지 뒷면을 잘 보라"는 것이다.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원료 및 함량을 잘 보자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입으로 들어갈 먹을거리의 재료가 무엇인지 잘 알아보고 먹자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가공식품에는 맛을 내는 '황금트리오'가 있다. 식염'화학조미료'단백가수분해물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맛의 근본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농축물이나 향료를 넣으면 뭐든지 원하는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이 많이 먹는 짭조름한 스낵류에 많이 들어가는 화학조미료는 어떨까? 화학조미료 소비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류에 이들 성분이 들어가도 화학조미료나 글루타민산나트륨(MSG-나트륨에 중화된 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는 물질명으로는 표시되지 않는다. 조미료 즉 아미노산 화합물로 표기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대개가 단백질로 여기고 화학조미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미노산이 들어갔다고 건강에 좋을 거라 생각한다.

국에 넣는 천연 육수라고 씌어 있어도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고 보자. 그러면 아미노산이라는 단어가 보일 것이다. 이런 육수 대신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면 훨씬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단백가수분해물. 단백가수분해물이란 고기나 콩 등의 단백질을 분해, 얻은 아미노산을 말한다. 화학조미료의 단순한 맛이 아닌 자연의 깊은 맛이 난다. 우리가 만드는 전통 장류의 구수한 맛은 아미노산이 만든다. 누룩은 대두 단백질을 분해해 만든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좀 더 빨리, 간단히 만드는 방법을 사용해 나온 것이 단백가수분해물이다.

기름을 짜낸 찌꺼기인 탈지대두에 염산을 부어 반응시키면 단백질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이를 가수분해라고 하며 가수분해가 끝나면 중화시킨다. 중화시키기는 하지만 발암물질인 염소화합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이는 화학조미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미각을 파괴한다. 급기야는 미각 마비 현상을 초래, 인공 맛만 고집하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이 물질이 만드는 깊고 진한 맛을 전통 간장이나 된장의 맛으로 착각하게도 한다. 이런 것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천연의 진짜 맛을 모르게 된다.

무슨 음식이든 마요네즈나 케첩을 뿌려야만 하는 아이들, 과자를 마치 주식인 듯 즐기는 아이들, 저녁식사조차 레토르트식품이나 컵라면으로 때우려는 아이들…, 엄마가 만드는 건 맛없다는 아이들….

이미 첨가물 맛에 깊이 길들여져 있다는 뜻이다. 우리 식탁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식탁의 붕괴는 가정의 붕괴를 의미하고, 나아가 사회의 붕괴를 의미하며, 결국 나라의 붕괴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식생활이란 숭고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줘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아빠'엄마'자녀가 함께 저녁밥을 만들어 보자. 야채도 다듬고 씻고 조리과정을 일일이 맛보면서 양념이 어떤 맛을 내고 어떻게 서로 어울려 맛을 창조하는지 알아보자.

참고문헌: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아베 쓰카사). 2월 26일자 비오톱이야기 '닭이 알을 낳는다?' 제하의 우유 관련 내용은 박정훈의 '잘먹고 잘사는 법'.

박선희(곰네들누리터'장터)

053)754-5551, cafe.daum.net/gomnedeul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