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한은 美 여기자 억류 빨리 풀어야 한다

미국인 여기자 2명이 북한-중국 접경지역인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다 북한 군인에 붙잡혀 억류돼 있다. 이들은 케이블'인터넷네트워크방송 제작팀으로 한 명은 한국계 여기자라고 한다. 사건의 자세한 발생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이 민간인이고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즉각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

이전에도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사건이 있었다. 1996년 미국인 에번 헌지커 씨가 압록강을 헤엄쳐 월경했다가 3개월간 억류된 후 벌금을 물고 석방됐다. 1999년에도 중국 국경 부근의 북한지역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 여성 사업가가 이유 없이 한 달간 억류됐다 풀려나기도 했다. 또한 북'중 경계가 불분명한 두만강 유역에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북한 땅에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도 이런 우발적인 월경일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북한군이 사전에 이들의 취재활동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의도적으로 납치했을 가능성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키 리졸브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북미 관계에 긴장이 높아지면서 북한이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계획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사보호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금강산 관광객을 총격해 죽게 한 북한의 비인도적인 면을 상기해 보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이들 신병처리 과정에서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트고,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목적에서 납치했을 개연성도 있는 것이다.

우발적인 사건이든 정치적 목적이든 간에 북한은 하루속히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 폐쇄적인 독재정권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파문을 일으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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