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제자유구역(DGFEZ)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6개월이지만 DGFEZ 유치팀과 개발팀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야한다.
대구시티센터(옛 밀리오레), 대구파이낸스(대동은행), 모다 아울렛 등 대구에 3천억원대 자본을 투자한 '도란 캐피털 파트너스'의 피에트로 도란(51) 회장은 지난해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천 송도 같은 국제도시에도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자본은 대구와 함께할 것"이라며 "이곳에 응축된 에너지를 되살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 3개월마다 '대구, 미국 IVY리그 대학 분교 첫 유치', '해외 유명병원, 대구에 1조원 규모의 호텔병원 짓기로', '영천, 첨단부품산업 아시아의 메카로 우뚝' 등의 소식을 기대한다. 2020년 성공적인 DGFEZ 모습을 상상하면 충분한 동기가 된다.
◆투자유치 및 설계드림팀을 꾸리자
DGFEZ 직원들에 활력이 필요하다. 투자유치팀에는 유능한 외국인이나 해외교포 등을 영입해 해외를 누비며 돈을 끌어와야 한다. IFEZ는 고액 연봉을 주고 외국 시민권자인 교포출신 여성을 투자유치본부장에 발탁했다. 이 본부장은 국내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DGFEZ는 서기관·사무관급으로 외국인을 1명 공모하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공무원 채용규정이 까다롭다면 예외 규정을 두더라도 능력있고 검증된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 외부 별정직·계약직 공무원 채용에도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이 DGFEZ에 투영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설계팀은 다가올 희망을 시각으로 드러내는 일을 하기 때문에 보다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에겐 객관적 투자 요인과 함께 매력적인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청사진이 좋은 접근방법이다. 인천은 이 분야에 집중했다. 각 지구별 홍보관을 만들고 실제 모양의 축소 모형물, 멀티비전 영상, 비주얼을 강조한 책자, CD·동영상 등 디지털 홍보물 등을 만드는 데 많은 예산을 쏟았다.
IFEZ 홍보팀 한 직원은 "각 기업들의 로고인 CI(Corporate Identity)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다 왔다"며 "DGFEZ의 성공신화를 미리 보여줄 세련된 설계는 '곧 이렇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DGFEZ 직원은 대구·경북에서 파견된 공무원 120여명이다. IFEZ 직원이 350명이 넘는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최선봉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인센티브를 주는 경쟁논리의 적용이 필요하다. DGFEZ 직원들이 한시적으로 파견나왔다 본청에 복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면 곤란하다.
이들이 '대구·경북을 먹여살릴 동력을 만드는 첨병'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해야 한다. DGFEZ가 성공한 뒤 '내가 죽을 힘을 다해 일했노라'고 지역민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자산', DGFEZ를 위해 자문하라
경북 예천 출신의 고윤환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총괄국장은 인천이 거대한 비전을 기획할 때 인천시 기획관과 경제산업국장을 맡아 인천 발전의 산파역을 맡았다. 그는 2000년에 '인천의 거대한 팽창'이라는 글을 국내 한 월간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9년 전에 벌써 큰 그림을 보았던 것.
고 국장은 "고향발전을 위해 기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많다"며 "DGFEZ가 꼭 IFEZ보다 못하라는 법이 없다. 경제자유구역 내 내용물을 채워넣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DGFEZ의 성공 가능성은 여기저기 널려있다. 대구 출신인 이헌석 IFEZ청장과 경북 출신인 고 국장은 인천의 미래비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청장은 대구·경북 공무원들이 더 자주 찾아와 자문하고, 고향얘기도 정겹게 들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대구가 외지인에 대해 차별적으로 대하는 폐쇄적 마인드에서 벗어나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 마인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DGFEZ 직원들도 발로 더 뛰어야 한다. 인천 뿐 아니라 부산·진해, 광양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홍콩, 두바이, 싱가포르, 중국 닝보 등 급속하게 발전하는 도시에 대해 해외 자본을 끌어당기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 이유'를 찾아내 DGFEZ에 맞게끔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특히 투자유치팀은 앞으로 더 뛰어야 한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심정으로 투자여력이 있는 국내·외 기업을 찾아내야 한다. 대구·경북 출신으로 해외에서 성공한 기업인들도 많다. 피땀을 흘리는 노력이 DGFEZ의 성공을 담보할 것이다.
인천 송도에서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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