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 잘 모르는 잇몸]②치주염과 당뇨병

서로 질환 악화 '악순환'…잇몸 적극적 치료하도록

"치주질환이 당뇨병을 악화시킨다고요?"

당뇨병이 치주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뇨병은 영양 상태나 흡연, 스트레스 등과 함께 치주질환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세계의 각종 논문과 연구 결과들은 당뇨병이 치주염의 위험인자로 작용해 당뇨환자의 치주염 유병률, 범위, 위험도, 심각성을 일반인에 비해 2~4배 정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주질환이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선 치주질환도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심한 치주질환으로 인해 음식물 씹기가 힘들어져 섬유질 섭취가 줄고 소화하기 쉬운 지방, 단당류 섭취는 늘어 영양학적으로 당뇨병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치주질환이 점점 악화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더욱 증가돼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는 추정도 있다. 또 중증 치주염을 방치하면 우리 몸을 만성적으로 잠재적 염증 상태로 두는 것과 같아 당뇨, 고혈압 등 다른 전신질환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치은염, 치주염 등이 있으면 각종 세균에 감염되면서 다양한 세균과 염증매개인자 일부가 혈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당뇨 등 다른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몇 년 전 미국치과학회지에 치주질환을 치료하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개선된다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당뇨병이 '의학적으로 치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주질환과 당뇨병은 서로 악영향을 주고 받는데다 악순환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잇몸을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치주질환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걸릴 위험을 1.5배나 높이고,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저체중 신생아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호준기자

도움말·이재목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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