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근접 촬영으로 보는 운곡천 수달 가족의 일상

EBS '하나뿐인 지구' 2일 오후 11시 10분

산 깊고 인적 드문 곳, 굽이굽이 골짜기를 돌아 흐르는 하천이 있다. 태백산맥에서 발원해 봉화군을 지나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장장 26㎞의 '운곡천'. 인간의 방해를 거의 받지 않는 운곡천은 1급수의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환경지표종과 멸종위기 희귀종들이 살고 있는 야생 동물들의 낙원이다.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물속 고기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아울러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달 서식지이다. 멸종위기 야생 동물 1급인 수달이 많이 사는 이유는 자연이 원형 그대로 유지돼 있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지구' 제작팀은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수달 연구를 해온 수달보호협회 박원수 회장의 도움으로 먹이 사냥에 성공한 수달 가족을 초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수달은 소리와 냄새에 매우 민감한 동물.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취재진은 숨소리마저 죽인 채 수달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한반도 수중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포식자 수달의 먹이 사냥과 짝짓기 과정을 정교한 HD 영상으로 소개한다. 물가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물가 바위틈은 수달의 임시 쉼터일 뿐 새끼를 낳아 기르는 서식지는 계곡 근처 산에 있었다. 지난해 여름 큰 수해를 입었던 운곡천 계곡 기슭은 아직도 그때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계곡을 넘쳐 흐른 물은 산기슭까지 휩쓸고 지나갔고 수달의 서식지가 물가였다면 수달도 수해의 피해자가 되었을 것이다.

마치 금슬 좋은 부부처럼 늘 짝을 이루어 다니는 원앙. 한 녀석이 잠수하듯 물장구를 치자 또 한 녀석이 따라 한다. 짝짓기 철을 앞두고 수컷은 몸치장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짝짓기 철을 맞은 청둥오리도 암수가 함께 다닌다. 운곡천 하류는 짝짓기철을 맞아 생명의 활기로 넘쳐난다. 청정 계곡 운곡천에는 1급수에만 사는 쉬리와 버들치, 날도래와 강도래 유충들이 산다.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꼬리치레 도롱뇽과 물까마귀도 운곡천의 또 다른 주인이다. 다양한 생명을 품고 있는 맑은 하천, 2009년 운곡천의 생명들을 '하나뿐인 지구-운곡천 수달 이야기'편(EBS 2일 오후 11시 10분)에서 만나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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