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세계 11억명의 인구가 깨끗한 물이 없어 질병에 노출돼 있다. 유엔 세계 물 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는 30억명이 물 부족에 허덕일 전망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와 가뭄 탓이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은 현재진행형이다. 작년 여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강원 태백에선 20년 만에 처음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경북 영덕 또한 심한 물 부족 생채기를 앓고 있다. 전국 곳곳의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고 수목은 물에 목말라하고 있다.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에 불과, 16개 다목적댐 저수율이 3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mm였다. 세계 평균의 1.4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다. 2011년이면 우리나라 전체 물 부족량은 무려 40억t, 이 가운데 수요 관리를 통해 22억t을 절약한다 해도 물부족량이 18억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생활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물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공급량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심각해지고 있는 물 부족 현상 속에서 대구와 경북의 현재 상황을 알아봤다.
#대구
대구의 지난해 연 강수량은 761.4mm로 연평균 강수량 1천27.7mm에 크게 못 미쳤다. 올들어 3월까지 대구에 내린 비는 47.7mm가 전부. 지난 해 같은 기간 67mm에 20여mm나 부족하고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 88.8mm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해 내린 비 중 65.7%가 6~8월에 집중됐고, 최근 한 두차례 비가 내렸으나 가뭄을 해갈할 만큼 시원한 비는 내리지 않았다. 유수량 확보가 안 되면서 대구 수성구에 90% 가량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운문·가창·공산댐의 저수율은 이달 들어 20%대로 떨어졌다. 낙동강 중·하류 지역의 식수원인 안동·임하·영천댐 역시 저수율이 20%대에 그치고 있다.
낙동강에서 수돗물의 72%를 공급받는 대구 역시 시원한 비 소식이 없을 경우 6월 이후 급수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월말 운문댐 저수율은 22%로, 지난해 이맘때의 46%에 비해 24%나 수량이 감소했다. 가창댐과 공산댐의 저수율도 각각 24%, 26.59%로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다. 이들 댐 경우 최근 몇 년 새 평균저수율이 50~90%에 이르렀고, 최저 저수율 또한 3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어 극심한 겨울가뭄에 용수확보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구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대구 인근 댐의 저수율이 더 낮아질까 걱정이다. 낙동강 물을 끌어쓰는 취수장과 관로가 연결돼 당장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지만 앞으로 시원한 비가 내리지 않아 낙동강 물의 유입량이 적어지면 6월 이후에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
경북의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올 들어 3월말까지 경북의 강우량은 15.6mm로 지난해 같은 기간(61.8mm)의 25.2%선이다. 평년(41.4mm)의 38%선 밖에 안된다. 물이 바닥을 드러낸 데는 지난해부터 물 부족에 시달린 탓도 크다. 2008년 한 해 강수량은 847mm로 평년 1천275mm 대비, 66% 수준에 그쳤던 것. 최근 모처럼 단비가 내렸지만 갈증을 해소하기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상수원이 고갈되면서 식수와 생활용수가 부족해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3월말쯤엔 운반 및 제한급수 마을이 많이 6개마을로 많이 줄었지만, 3월 중순엔 운반 및 제한급수에 의존하고 있는 주민은 181개 마을, 3만1천239명(1만3천512가구)이나 된다. 이 중 78개 마을(4천534명)이 급수차나 소방차 등으로 물을 공급받았고, 103개 마을(2만6천705명)은 제한급수를 했다.
주민들이 더욱 염려하는 것은 마실 물 보다 농업용 물 부족이다. 경북도 내 저수지 5천581곳의 저수율은 평균 63.9%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1% 보다 무려 25.2%p나 낮고 평년의 81.4%에도 크게 못 미친다. 주요 댐도 사정은 마찬가지. 안동댐은 26.1%로 지난해 48.4%보다 크게 낮고 임하댐은 24.3%로 지난해(41.4%)와 평년(35.7%)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형편. 영천댐은 저수율이 23.%에 불과하고 성주댐(41.0%)과 운문댐(22.1%), 경천댐(73.8%)도 지난해보다 20~60%p 떨어진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관정을 개발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며 "40~60m 깊이로 개발하는 일반관정에서 지하 150m 이상의 심정관정을 개발하고 마을 상수도를 광역화와 지방상수도로의 전환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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