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기업경영 모범답안 쓸 것" 임인배 전기안전公 사장

'신이 내린 직장', '철밥통'이란 꼬리표를 달고 방만 경영과 비효율의 대명사로 불리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공기업.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개혁 대상 1호'로 지목되며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던 공기업사이에서 최근 전기안전공사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1일 공기업 경영이란 모범답안을 써나가고 있는 임인배(사진·55)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을 만나 그의 경영철학과 성공비결에 대해 알아봤다.

임사장은 공기업 경영자 중에서는 중량급 인사로 통한다. 경북 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회 산업자원위원장까지 역임했다. 비록 국정감사 성 접대 논란으로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실패,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부임, 조직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1초 경영의 전도사'=그가 공기업 경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다. 임 사장은 "의원시절부터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느려 터진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준비한 히든카드가 '1초 경영'. 그는 "1초 경영이란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시장에 대해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1초 경영이 속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무조건 시간 단축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경영철학을 곧바로 현장에 접목했다. 허위 전기점검이나 부실점검을 발본색원하고 의사결정, 인력운용면의 개선점을 찾아내기 위한 '1초 경영 혁신추진위원회'를 설치했고 100여개의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에 들어갔다. 효과는 그가 강조하는 속도만큼이나 빨랐다.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전기시설 관련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됐다.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업무도 확 줄었다. 업무적성 평가로 하위 1%는 퇴출시키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성과 상여금 15% 반납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뒤따랐다.

물론 이 같은 갑작스런 변화는 조직 내 반발을 불러왔다. 그러나 임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정치력을 발휘, 정면돌파에 나섰다. 서울 본사와 지방 지사 직원들을 일일이 찾아 설득, 조직을 안정시켰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은 임 사장은 최근 2009 대한민국 지속창조경영 대상과 대한민국 글로벌 경영대상, 한국 최고 경영자 대상을 잇따라 수상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부임 6개월만에 조직을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킨 임사장은 그 결과물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되돌려 줄 계획이다. 공기업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공기업인 만큼 서민들의 힘든 부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스피드콜 서비스 확대, 재래시장 전기설비 개선, 영·유아 보육설비 개선, 농어촌 독거노인 및 돈사·우사 취약 전기설비 개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스피드콜 제도'. 이는 저소득층의 전기시설 정전 등 고장이 발생할 경우 긴급 출동해 신속한 응급조치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제도이다. 그는 "일부 저소득 계층만이 혜택을 받고 있는 스피드콜 서비스의 대상을 농촌과 사회복지시설에 이르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했다.

또 영세상인들을 위해 재래시장의 전기설비 개선을, 저소득층 영유아들을 위해서는 보육시설의 전기설비 개선에 나선다. "영유아 보육시설의 전기설비가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임인배 사장. 3선 정치인에서 경영자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그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 약력=임사장은 1954년 김천에서 출생,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5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3선에 성공했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과 대한사이클 연맹 회장,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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