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대신동에 위치한 계성고. 중세 성곽을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건물이 눈길을 끈다. 요즘 이 학교 건물 1층 교장실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자율형 사립고 지정 신청을 앞두고 준비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계성고 정인표(59) 교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립형 사립고 같은 형태의 전환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과거 화려한 명성을 되찾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계성고가 고교 입시를 치른 1970년대 후반까지 경북고·경북대사대부고와 함께 대구의 명문고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수성구 등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갔죠. 수성구의 여러 학교가 명문으로 부상한 반면 계성고는 점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참다 못한 학교와 학교법인이 팔을 걷어붙였단다. 다행히 계성고는 재단인 계성학원이 현금과 임대상가 등 수익용 자산이 다른 사립고에 비해 풍족한 편. 이를 바탕으로 서구 상리동에 부지를 매입, 2011년 개교를 목표로 학교 이전 계획을 세웠다. 또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건립으로 학생들이 오직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때마침 정부도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다양화 정책 추진을 발표했고, 계성고는 가장 먼저 자사고 전환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몇 차례의 교사연수회를 열었고 지난달 21일에는 교내 회의실에서 60여명의 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위한 다짐대회'를 여는 등 박차를 가했다. 현재 시교육청에 제출할 자사고 전환 서류 준비가 끝난 상태라는 게 정 교장의 설명.
이런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성공의 열쇠는 교사의 능력과 수준'이라는 것이 정 교장의 철학이다.
"아무리 우수한 시설과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더라도 이를 지도할 교사의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합니다."
계성고는 교사 수준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사에겐 등록금의 30%를 지원키로 했다. 계명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사는 30%를 추가해 60%의 장학금을 준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 자사고 1학년생을 가르칠 과목별 교사도 이미 선발한 상태라는 것. 정교장은 "현재 자사고 전환 방침의사를 밝히고 있고 실제 그런 능력과 의지를 갖춘 곳은 계성고뿐"이라며 "우수 학생들이 실력 있는 교사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계성고를 전국 최고의 명문고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