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의 홈런포로 끌어 오르던 기세를 마운드가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양준혁의 홈런 등으로 먼저 3점을 뽑아냈지만 투수진이 한화 이글스의 맹공에 무너지면서 5대7로 패했다.
이날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양준혁은 1회말 첫 타석에서 한화 이글스 투수 안영명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시속 140㎞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는 올 시즌 첫 홈런을 작렬했다. 장종훈(은퇴·한화 코치)이 갖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홈런(340개)과 타이 기록을 썼다는 점에서 이 홈런은 더욱 의미가 컸다. 대구에선 162번째 홈런포.
1993년 데뷔한 양준혁은 그 해 4월20일 대구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전 때 첫 홈런을 터뜨린 뒤 1997년 6월13일 인천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전 때 100호, 2001년 6월12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당시 LG 소속) 때 200호 홈런을 날렸다. 300호는 2006년 5월3일 대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나왔고 지난해 9월4일 KIA전에서 339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1969년 5월생으로 만 39살인 양준혁은 특유의 '만세 타법'을 앞세워 지난해 개인 통산 2천 안타를 돌파하는 등 타자 부문 갖가지 기록을 보유 중인 살아있는 전설. 데뷔 이후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다 지난해 홈런 8개를 치는 데 그쳐 신기록 달성이 올해로 미뤄졌고 이날 홈런 하나를 추가, 1개 차로 접근했다.
삼성은 이날 양준혁의 홈런에 이어 채태인의 2루타와 박석민, 박진만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우동균의 좌전 적시타로 3대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삼성 선발 투수 조진호(4와 1/3이닝 5피안타 2볼넷 3실점)는 3회초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뒤 이영우에게 우중간 2타점 2루타, 김태균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버렸다.
조진호의 뒤를 이은 투수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회초 조진호가 1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하자 구원 등판한 김상수는 빅터 디아즈를 병살타로 처리, 불을 껐으나 6회초 2사 만루의 고비에서 오선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3대4로 역전을 허용했다. 7회초 삼성의 네 번째 투수 최원제는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이 한 방으로 승부의 추는 한화쪽으로 기울었다.
투수진이 부진했지만 삼성이 만회할 기회는 있었다. 6회말 한화의 세 번째 투수 양훈으로부터 세 타자 연속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것. 단숨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였지만 현재윤의 병살타로 한 점도 얻지 못했다. 8회말 조동찬의 2점 홈런이 터져 나왔으나 더 따라붙기에는 힘에 부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4일 야구 전적
한 화 003 001 300 - 7
삼 성 300 000 020 - 5
▷삼성 투수=조진호 김상수(5회·1패) 차우찬(6회) 최원제(7회) 권혁(9회) ▷한화 투수=안영명(1승) 박정진(6회) 양훈(6회) 송진우(8회) 마정길(8회) 토마스(8회·2세이브) ▷홈런=양준혁(1회 1점) 조동찬(8회 2점·이상 삼성) 이범호(7회 3점·한화)
KIA 4-0 롯데(사직)
히어로즈 2-1 두산(잠실)
LG 7-3 SK(문학)
■15일 선발 투수
삼성 배영수 - 한화 정민철(대구)
두산 김상현 - 히어로즈 마일영(잠실)
롯데 장원준 - KIA 서재응(사직)
SK 전병두 - LG 봉중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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