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베니티 페어(Vanity Fair)

EBS 19일 오후 2시 40분

신분과 재산 정도가 인간 대접의 척도를 가늠했던 19세기 영국. 가난한 예술가의 딸인 베키 샤프(리즈 위더스푼)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됐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현실에 안주하길 거부한다. 자신이 바라는 인생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뿐더러, 그것을 실현할 만한 총명함까지 갖춘 여인이다.

어느 날 베키는 유일한 친구이자 유력한 가문의 딸인 아멜리아(로몰라 가라이)의 초대를 받는다. 그리고 아멜리아의 오빠인 조스를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아멜리아의 약혼자인 조지 대위가 베키의 낮은 신분을 지적하자 조스는 미련 없이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한다.

학교를 졸업한 베키는 크롤리 가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다. 신분이 낮은 베키에게는 상류 사회로 향한 첫발이었다. 베키는 뛰어난 재치와 총명함으로 크롤리 가문의 부유한 마님인 미스 크롤리의 신임을 얻게 되어 한결 안정된 삶을 살게 된다. 어느 날, 미스 크롤리의 제안으로 함께 런던으로 간 베키는 미스 크롤리의 상속인인 로든과 사랑에 빠지고 그와 비밀리에 결혼을 하게 된다. 결국 귀족의 신분을 얻게 된 베키. 하지만 미스 크롤리는 두 사람의 결혼에 크게 화를 내며 로든의 상속인 자격을 취소해 버린다. 베키와 로든은 빈털터리가 되어 생활고를 겪게 된다. 그리고 전쟁으로 경제 사정이 더 어려워진 베키에게 스타인 백작이 다가오는데….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의 소설 '허영의 시장'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본 작품을 포함해 지금까지 영화로 7차례, TV 시리즈로 3차례 만들어졌다. 인간의 위선과 19세기 영국 상류 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주인공 베키는 문학 사상 가장 매력적인 여인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신분과 재산이 인간을 가늠하는 평가가 되었던 19세기 영국. 총명함을 무기로 신분 상승을 꿈꾸며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하여 욕망을 실현하고자 몸부림치는 베키 샤프의 삶을 그린 본 작품은 인도 출신의 여성 감독 미라 네어의 손길을 거쳐 완성됐다. '금발이 너무해'로 스타덤에 오른 리즈 위더스푼은 트레이드 마크였던 금발을 갈색으로 바꾸고 영국식 악센트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이 매력적인 배역을 소화해냈다. 러닝 타임 141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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