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에이스 킬러 될라.' 어느 팀이나 에이스는 필승 카드다. 에이스가 선발 투수로 등판한 경기에서 패하면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데 올 시즌 13경기를 치른 삼성 라이온즈가 각 팀의 에이스들을 울리고 있어 흥미를 끈다.
4월 삼성의 대진표에는 두 구단의 이름이 없다.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그들. 대신 5월에 SK와 3연전을 세 번이나 치르고 롯데와는 두 차례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이달에는 5개 구단만 상대하는 셈인데 이미 5개 구단과 한 번씩 조우한 삼성은 상대 선발 로테이션과 묘하게 맞물려 그 팀의 에이스들을 모두 만났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그들에게 모두 쓴맛을 보여줬다는 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봉중근, 김선우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4일 개막전(삼성 6대2 승)에서 삼성과 만난 봉중근은 어렵게 5이닝을 버티며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김선우에 비하면 약과였다. 19일(삼성 5대4 승) 등판한 김선우는 경기 초반 삼성 타선에 집중타를 맞으며 1과 2/3이닝 동안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반면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은 잘 던졌음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채 헛심만 쓴 꼴이 됐다. 윤석민은 11일 9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경기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삼성의 승리(2대1)로 돌아갔다. 삼성은 선발 루넬비스 에르난데스(3이닝 무실점)가 발목 통증으로 조기 강판했으나 이후 투수 6명이 효과적으로 이어던지며 KIA 타선을 봉쇄했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도 마찬가지 신세였다. 16일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류현진이 2대2 상황에서 7회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인 8회말 삼성이 대거 6득점, 8대2로 승리를 챙겨갔다. 삼성은 선발 배영수(6이닝 2실점)에 이어 정현욱, 안지만, 권혁,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들에 비하면 그동안 삼성 킬러로 이름을 날리던 히어로즈의 에이스 장원삼은 행운아였다. 장원삼은 7일 올 시즌 처음으로 삼성과 만나 3과 2/3이닝 동안 7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에도 이날 경기가 난타전으로 전개됐고 삼성이 8대10으로 역전패하는 바람에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다. 삼성은 선발 프란시스코 크루세타(3이닝 4실점)가 일찍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이번 주 삼성은 LG(21~23일·원정), KIA(24~26일·홈)와 만나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두 팀의 에이스 봉중근, 윤석민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삼성은 안지만이 임시 선발로 등판해 봉중근을 상대한다. 무게감에서 차이가 나지만 미리 기죽을 필요는 없다. 20일 현재 삼성이 거둔 7승 중 4승이 상대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였다. 이번에도 삼성이 상대 에이스들을 울릴 수 있을까.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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