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사고율이 낮아지는 덕에 막대한 순익을 거두면서도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외면하고 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주요 손보사는 2008 회계연도 순익으로 1조969억 원을 봤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손보사들이 엄청난 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2007년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된데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사고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고율은 전년보다 2.9% 포인트 하락한 69.8%로 2002년 68.4% 이후 최저치이다.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산정할 때 잡았던 예상치 70.8%보다 1%p 낮은 것이다. 그만큼 보험료 인하 여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소비자의 보험료 인하 요구에 귀를 닫고 있다. 지난해 보험료를 내린 지 1년이 되지 않았다며 손해율 추이를 더 지켜본 뒤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오르면 곧바로 보험료를 올려왔다. 그렇다면, 손해율이 내려가고 있는 지금 보험료는 당연히 인하해야 한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에는 인색하면서도 영업 경쟁을 위한 사업비는 펑펑 써대고 있다. 5개 주요 손보사가 지난해 지출한 사업비는 무려 1조8천95억 원에 달한다. 보험료 책정 때 예상했던 것보다 926억 원이나 더 썼다. 사업비만 합리적으로 조정해도 보험료 인하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20년째 50만 원으로 묶여 있는 자동차보험 할증 기준금액도 재조정해야 한다. 요즘 웬만한 접촉사고라도 처리비용은 50만 원을 넘는다. 할증 기준금액을 50만 원으로 묶어 놓은 것은 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처리를 못 하게 하는, 납득할 수 없는 제도이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와 함께 이처럼 불합리한 제도도 속히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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