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손영운의 우리 땅 과학 답사기

손영운 지음/살림 펴냄

서울대에서 지구과학을 전공한 뒤 17년간 교사로 근무하다가 과학 전문 저술가로 변신한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 100곳을 선정, 수년간 직접 발로 다니며 지질학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지리적 관점을 가미한 한반도 자연사 보고서를 펴냈다. 경상북도의 포항·청송·안동과 부산 태종대를 비롯해 전국의 풍광이 빼어난 명승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표지판에 담겨있는 딱딱한 지식이 아니다. 300여장의 사진과 함께 중생대·신생대로 이어지는 지질학적 배경, 역사속에 감추어진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1억년 전 호수였던 시화호, 신생대 화석의 보물 창고인 포항 분지, 새벽이 아름다운 호수 주산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자칫 따분한 지질학 답사 보고서로 그칠 뻔한 책의 재미를 살려냈다. 세계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지인 전남 해남의 우항리를 보며 '어떻게 바다에 육지 생물인 공룡의 화석이 발견될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저자는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까지만 해도 우항리는 바다가 아니라 거대한 호수를 낀 육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강원도 삼척 덕항산은 한국의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 이는 강원도 일부 지역이 옛날에는 남쪽 나라의 따뜻한 바다 밑 땅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416쪽, 1만4천 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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