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입 돼지고기판매상·음식업계 '직격탄'

SI 사태로 수입산 저가 돼지고기 판매점과 취급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입산 돼지고기는 미국과 캐나다, 칠레 등 SI가 확산하고 있는 중남미산이 대부분이어서 시민들은 '수입산 돼지고기'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산 돼지고기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한 식당 업주 김모(48)씨는 "2주 전과 비교해 매출이 3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며 "신문에서 아무리 익혀 먹는 돼지고기는 문제없다고 해도 이를 믿지 않는 바람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식당 박모(44·여) 사장도 "불황 속 저가 전략으로 그동안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했다"며 "국내산으로 바꾸게 되면 가격을 인상하는 수밖에 없어 단골손님조차 외면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내산 돼지고기는 수입산처럼 피해가 크지 않았다. 제주산 돼지고기를 식당에 공급하고 있는 ㅇ식품 박남석(50) 사장은 "매출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입산과 비교하면 피해 정도가 그리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돼지고기 매출에도 큰 차이가 나고 있다. 국내산과 수입산을 함께 취급하고 있는 한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SI 발생 이후 27일과 28일의 돼지고기 매출이 일주일 전과 비교해 16%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산만 취급하는 지역 백화점 식품관의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주와 비교해 전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연이은 식품 관련 파동에 시민들이 예민해지다 보니 비싼 돈을 주더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는 수입산에 비해 국내산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산은 전체 소비량 7만4천여t(2월 기준) 가운데 25%(1만6천600여t)에 불과하다. 수입산 돼지고기는 미국산이 42.4%로 가장 많고 캐나다산(13%), 칠레산(12.5%), 네덜란드산(6%), 프랑스산(5.6%) 등의 순이다. 멕시코산 돼지고기는 전체 수입량의 0.1% 정도로 12t에 불과하다.

SI 사태로 일식집이나 횟집 등 수산물을 재료로 하는 식당으로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한 횟집 업주는 "이번 사태 이후 예약이 갑자기 늘고 있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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