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최북단 산골에 자리잡은 봉화 소천중고등학교(교장 김성오) 학생들은 교사들의 애정 어린 보살핌 속에 도시 학교 부럽지 않은 교육혜택을 받고 있다.
시골학교 대부분이 오후 6시쯤이면 도심지역에 사는 교사들의 퇴근으로 텅 비게 되지만 봉화읍에서 30km나 떨어진 산골학교인 소천중고에서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부터 무언가 특별한 일이 시작된다. 교사들이 집에 가는 대신 다시 교단에 서는 것.
교사들은 중학교 35명, 고등학교 41명 등 76명의 전교생들에게 뜨거운 공부 열기를 전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는 '농산어촌 연중 돌봄학교' 육성 사업과 도교육청 지정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에 선정돼 아침과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에 대해 심화보충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또 밤 10시까지 '송백실'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한다.
게다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학교 인근식당을 이용해 저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식사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야간에는 국어·영어·수학 과목을 대상으로 7명의 교사가 무학년제 특별보충학습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공예반, 기타반, 요리반, 테니스반, 풍물반 등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교사들은 학생들과 밤낮을 함께하기 위해 학교내 사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 같은 교사들의 열성 덕분에 이 학교는 올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10여명의 졸업생이 서울대와 경북대, 충북대 등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학부모 박정희(45)씨는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열기가 넘쳐나고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다"며 "교사와 학생들이 한마음이 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학교 교사들과 주민들은 요즘 고민에 빠졌다. 최근 행안부가 소천중고를 벽지학교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천중고 강석호 교감은 "벽지학교에서 제외되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지원예산이 줄어 식비와 통학비 등 혜택을 줄 수 없다"며 "1시간 이상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남회룡 마을 등 오지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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