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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정기자의 음식탐방]서태후와 북경 오리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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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껍질에 특유의 향…까다로운 그녀를 사로 잡았다

청나라 황제 동치제의 어머니였던 서태후는 당대의 소문난 미식가인 데다 사치스러워, 날마다 엄청난 종류의 음식을 즐겼다. 산해진미로 가득한 식탁에서 그녀가 특히 좋아했던 것은 바삭하게 구워낸 오리고기였다.

중국에서는 서기 400년 경부터 오리구이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지금의 북경오리구이가 중국 황실 요리로 사랑받게 된 것은 청조 시대부터다. 청나라의 전성기를 이룬 건륭제와 청대 말기의 서태후가 특히 오리 구이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서태후는 시대의 여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식사를 즐겼다. 그녀의 한 끼 식사에는 백가지 이상의 음식이 올랐으며 요리는 몇 가지 특별한 음식을 제외하고 항상 다른 재료가 쓰였다. 상에 오른 음식이 너무 많아 멀리 있는 것은 젓가락으로 집을 수가 없어서 태감이나 궁녀가 음식을 집어 주었다고 한다. 서태후는 그 많은 요리 중에서 바삭하게 구운 오리구이를 좋아해서 오리 요리는 자주 식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가 그녀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지 않게 구워졌을 때에는 큰 질책이 가해졌기 때문에 요리사들은 오리 요리법을 열심히 연구했다. 오리의 내장을 모두 제거하고 물을 채운 다음 구워내서 껍질이 너무 마르지 않도록 하고 껍질이 바삭바삭하고 특유의 향이 나도록 하기 위해 꿀을 바르기도 했다. 오리를 굽는 땔감으로는 주로 과일나무를 사용했으며, 베이징 주위에서 자라는 대추나무가 향이 좋아 자주 쓰였다.

오늘날 북경 오리 구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오리 구이를 즐겼던 중국 황실에서 기인한 것이다. 황실이 쇠락하자 이는 대중에서 퍼지게 되고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 두루 사랑받는 요리가 되었다.

갈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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