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습상담] 공부에 흥미 없는 아이 어떻게?

Q: 초등학교 4학년 엄마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공부에 별로 흥미가 없어서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봤습니다. 이제는 강제로 끌고 가는 데도 한계를 느끼고 힘에 부칩니다.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답답해서 조언 부탁합니다.

A: '자연은 가장 훌륭한 교사'라는 선언으로 아이들을 구해낸 루소, 근대 교육학의 뼈대를 세운 빈민 아동의 교사 페스탈로치, 놀이 교재를 고안하고 최초의 유치원인 '킨데르가르텐'(kindergarten)을 세운 프뢰벨에 이어 스웨덴의 교육 운동가 엘렌 케이는 '20세기는 아동의 세기'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문턱을 넘은 지가 한참 지난 지금도 아동 교육은 아직 연구 과제가 산적해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른의 탐욕과 무지로 인해 더욱 절망적입니다. '어린이는 게으르고 무능할 뿐만 아니라 백지여서 어른이 지도하고 뭔가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자발적이고 독립심이 강합니다. 몬테소리는 "어린이에 대한 독재만큼 세계 전반에 걸친 큰 사회적 문젯거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노예나 노동자도 어린이만큼 무한한 순종을 강요당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수백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이제 어린이들 편에서 생각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의 참모습은 어떠해야 하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멀리 서양 이론을 끌어 올 필요도 없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쓴 '어린이 예찬'의 한 대목을 읽어보면 모든 답이 나옵니다. "마른 잔디에 새 풀이 나고, 나뭇가지에 새움이 돋는다고 제일 먼저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봄이 왔다고 종달새와 함께 노래하는 이도 어린이고, 꽃이 피었다고 나비와 함께 춤을 추는 이도 어린이다. 별을 보고 좋아하고, 달을 보고 노래하는 것도 어린이요…. 자비와 평등과 박애와 환희와 행복과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만 한없이 많이 가지고 사는 이가 어린이다. 어린이의 살림, 그것 그대로가 하늘의 뜰이다. 우리에게 주는 하늘의 계시다."

아이들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를 통해 그 어떤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끼게 될 때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스스로 해 보려는 자세가 확립되어 있는 아이는 조용하고 침착하며, 부모에게 순종적이며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자발적인 배움에 절망하고 자신감을 잃게 될 때 부모에게 반항하고 친구조차도 불신하게 됩니다. 말을 듣지 않을 때 꾸짖기보다는 그런 못마땅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아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아이를 성인과 같은 인격체로 대하며 진지하게 대화하다 보면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윤일현(송원교육문화센터 원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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