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경제 위기와 함께 자살 사건이 언론매체에 자주 오르내린다. 생활고를 비관해서, 모욕을 참지 못해서 등 그 이유도 여러 가지이다. 심각한 사회문제임에 틀림없다. 통계청 자료(사망원인통계결과)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에서 총 1만2174명이 자살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숫자는 1997년의 13명에서 2007년에는 24.8명으로 증가해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수준이다. 한마디로 행복하지 않은 사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가족부는 2004년부터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의 베스트셀러 저자 레이야드가 쓴 '행복학의 교훈'에서 영국 사회의 행복지수가 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것을 실증적으로 분석, '행복의 정치'(Politics of Happiness)가 시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행복의 정치'는 나라의 몫이라고 하지만 나라가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선 많은 사람들이 그 본보기이다.
얼마 전 경기도 학원장 모임 특강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 수도권 학원 경영 성공 사례인 김학동(47)씨. IMF 외환위기 직후 7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겨자씨만한 학원을 설립, 10여년 만에 일산의 대규모 학원으로 키운 경영자이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경북 예천 대창고 출신으로 상경하여 스스로 인생을 개척했다. 고시원 청소부등 온갖 궂은일을 하며 연세대 문과대를 졸업했다. 학생 운동의 전력으로 취업문이 막혔으나 학원 영어강사의 길에 뛰어들어 36살의 젊은 나이에 당시 서울 강남의 제일 잘나가는 학원 부원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학원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그러모아 학원에 빌려준 거액의 돈까지 모두 잃어 길거리에 나앉았다. 노숙 생활을 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조그만 학원 강사로 새출발했다. 자녀 교육보험 450만원을 깬 보증금으로 교실 3칸을 빌려 학원을 운영했다. 숱한 어려운 고비를 딛고 8개 캠퍼스에 강사 350여명이 중고생 6천여명을 가르치는 명문 입시학원으로 키우고, 1천400여개의 학원을 대표하는 고양시학원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일산의 학원을 비롯 수도권 및 부산 5개 학원과 함께 교육전문 기업을 설립,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제적인 교육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킬 꿈을 가지고 있다.
너무나 잘 알려진 강영우 박사(65세)가 대구의료산업 포럼 참석을 위해 최근 대구에 왔다. 그는 중학교 때 축구공에 눈을 맞아 실명, 시각 장애인이 되었다. 1972년 미국으로 건너가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일리노이대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2001년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에 임명되어 미국 이민 100년 역사상 최고위 공직에 오른 인물이 되었다. 두 아들 모두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 대통령 입법보좌관과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는 동량으로 키웠다. 강박사의 사연은 1994년 한 방송사의 특집극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에는 UN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과 루스벨트 재단 고문으로서 세계 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는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가는 곳마다 증언한다.
도저히 헤어나기 힘들 것만 같은 역경 속에서도 일어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의 삶에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다.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성공과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해 준다. 우리 모두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믿음과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시 한 번 삶을 추슬러야 할 때이다.
문장순(경북대학교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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