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신성일'지승호 글/알마 펴냄

50여년의 영화 인생 동안 무려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 신성일. '그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 한국 현대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말은 신성일을 가리킨 것이었다.'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는 신성일 자신의 인생과 한국 영화사를 꾸밈없는 인터뷰 형식으로 묶은 광범위한 대중문화 역사서다. 1957년부터 최근에 이르는 한국 영화사를 연대기적으로 구술하고 있다. '뉴 스타 넘버원(신성일)'이라는 예명을 지어준 신상옥 감독을 비롯한 거장 감독들과의 만남과 한국 영화사의 황금시대를 거쳐 통제와 검열을 피하기 위해 호스티스 영화를 양산할 수밖에 없었던 영화사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한다. 화려한 배우 생활 이전의 청소년 시절도 엿볼 수 있다. 인간 신성일의 단면이다. 가족의 빚에 쫓겨 무작정 상경한 그는 대학에도 떨어지고 방황하다 급기야 청계천에서 호떡 장사를 한다. "(대구에서) 공부도 잘하고, 인물도 잘났고, 좋은 학교 다니면서 잘났네, 잘났네 하던 놈이 서울에서 제일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밑바닥 생활을 하는 청계천에서 두세 달 호떡 장사했던 경험, 그것이 자산이랄까 힘이 됐다고 생각해요." 344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