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 피로회복제? 제철 과일이 藥이야!

술 담그거나, 요리 재료로…어떤 점이 좋을까

▲ 산과 들에 열매가 넘치는 계절이다. 이럴 때 다양한 열매를 구입, 과실주 등을 담가놓으면 1년내
▲ 산과 들에 열매가 넘치는 계절이다. 이럴 때 다양한 열매를 구입, 과실주 등을 담가놓으면 1년내 '과일 잔치'를 즐길 수 있다.

덥다. 옛날 조상들은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 때가 되면 농번기의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제철음식과 씨름, 그네 등의 놀이를 즐겼다. 본격적인 농사와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건강과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서였다.

조상들은 또 제철을 맞은 과일을 여름 피로회복제로 즐겼다. 저장성을 좋게 하기 위해 과실주로 가장 많이 이용했고, 요리 재료로 삼기도 했다. 수백년 전 조상들은 참 지혜로웠다. 어떻게 영양 성분을 잘 분석해냈을까?

◆매실

매실은 고려 초기부터 건강보조식품 및 약재로 널리 사용됐다.

껍질이 연한 녹색이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강한 청매, 향이 좋고 빛깔이 노란 황매, 청매를 쪄서 말린 금매, 청매를 소금물에 절여 햇볕에 말린 백매, 청매의 껍질을 벗겨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만든 오매 등이 있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은 간과 담을 다스리며 혈액을 정상으로 유지해주고 내장의 열을 다스리며 갈증을 조절하고 냉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 했다. 배탈,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의 효능도 있다.

매실은 신맛이 몹시 강하고 치아를 상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있어 날로 먹지는 못하고 보통 술이나 농축액·장아찌·식초 등으로 가공해 섭취한다. 이렇게 하면 약효도 좋아지고 저장성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또 오래 보관할수록 맛이 더해지므로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유용하다.

매실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 때는 무엇보다 잘 익은 매실을 골라 사용해야 한다. 상처가 나지 않은 것으로 골라 꼭지를 제거한 뒤 물로 씻고는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완전히 말려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흰 설탕을 사용해야 매실 고유의 맛과 향을 더 느낄 수 있다.

가정에서는 흔히 매실청·매실절임·매실주 등으로 사용된다. 매실청은 물로 희석해 음료 대용으로 쓰인다. 또 육류를 잴 때 사용하면 고기가 연해진다. 매실청에서 건져낸 매실 열매살은 고추장에 박아뒀다가 장아찌로 먹는다.

매실절임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입 안이 개운해질 뿐 아니라 김밥 쌀 때 단무지 대신 넣으면 맛도 좋고 밥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매실주는 병에 매실을 담고 소주를 부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3개월 정도 뒀다가 매실주를 걸러 1년 정도 숙성시킨다. 매실청이나 절임은 과육이 크고 액이 많이 나오는 큰 매실로 만드는 것이 좋지만 매실주는 매실 씨의 성분이 많이 함유돼야 좋으므로 알이 작은 매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오디

오디는 동의보감 탕액편(湯液篇)에 '까만 오디는 뽕나무의 정령(精靈)이 모여 있는 것이며,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해준다고 씌어 있다. 또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했으며, '오디를 오래 먹으면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러한 효능은 오디의 주색소인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인데 오디 속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 C3G는 천연색소로 노화억제, 망막장애의 치료 및 시력개선 효과, 특히 강한 항노화작용 등 다양한 생리활성 능력을 갖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포도당과 과당·시트르산·사과산·타닌·펙틴을 비롯해 비타민(A·B1·B2·D)·칼슘·인·철 등이 들어 있으며 내장, 특히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등 예부터 강장제로 잘 알려져 있다.

5월과 6월사이에 익은 오디는 윤기가 흐르고 빛깔이 매우 곱고 달다. 바로 먹을 수도 있고 냉동건조하면 오디 특유의 향과 색을 지니고 있어서 술안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오디를 이용해 술을 담을 때에는 신선한 오디를 살짝 헹구어 물기를 없앤 뒤 소주와 설탕을 부은 다음 2개월 이상 숙성시키면 된다.

◆산딸기

나무딸기·산딸기나무·흰딸·참딸이라고도 하며 산과 들에서 흔히 자란다.

옛날 알레르기 또는 오래된 기관지천식 습진 등 알레르기성 질병에 뿌리를 달여 먹었으며, 잎을 우려낸 액은 설사 멎는 약으로 널리 사용됐다.

산딸기는 안토시아닌, 비타민C, 타닌 성분을 가지고 있어 항암효과와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엔 산딸기에 함유돼 있는 항산화물질인 엘라그산(ellagic acid)이 자외선에 의한 피부주름을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버찌

벚나무 열매인 '버찌'는 '벚(나무)+씨'에서 유래된 순우리말이다. 앵두와는 속(屬)이 같고 종(種)이 달라 사촌 정도에 속하는 것으로 앵두나무는 키가 작은 관목인데 반해 벚나무는 키가 큰 교목이다. 당도는 앵두보다 버찌가 더 높으며 검붉은 색을 띠는 상품을 최상품으로 여긴다.

버찌는 안토시아닌과 시아니딘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통풍으로 인한 통증과 부종을 줄여 준다고 알려져 있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백호영 청과팀장은 "과실주 재료로 인기 있는 매실을 비롯해 오디, 버찌 등은 시기상 이 무렵이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동아백화점은 다음달 1일부터 과실주로 인기 있는 과실을 할인판매하는 것은 물론, 담그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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