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가 한창인 요즘 경주시 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장(RPC). 벼 보관 창고에는 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사진) 올 들어 지금까지 쌀 재고량은 1만2천t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다. 소비 감소와 의무수입물량 증가, 대북 쌀지원 중단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본지 5월 28일자 2면 보도)
2008년산 쌀 재고를 올해 내에 털어내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올 햅쌀이 나오는 9월에는 재고로 인한 수매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최태환 RPC 장장은 "재고 누적으로 창고 공간이 부족해 올 가을 수매가 걱정"이라면서 "가격이 오를 줄 알고 벼를 보관했던 농가들이 수매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력이 없다"고 했다.
안강농협은 대형음식점과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쌀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최덕병 조합장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개별 농협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가 쌀을 구입하고 쌀 소비를 늘리는 대책마련이 급하다"고 주장했다.
쌀 재고가 넘쳐나자 농협경북본부와 경상북도는 쌀 판매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협경북본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RPC에 보관된 재고 쌀은 9만4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9% 늘었다. 이는 올해 매입량이 지난해에 비해 29.1% 증가한 반면 판매량은 1.4% 감소했기 때문이다.
농협경북본부는 쌀 판매를 늘리기 위해 7월말까지 '쌀! 팔구제로(8·9·0)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쌀을 올해 9월까지 다 팔아 조합 보유 재고를 제로(0)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이에 따라 경북지역 농협 직원 850여명은 1인당 20kg 18포대씩을 팔아 모두 1만5천여포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공공기관과 기업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고 출근하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대도시 지역에 직판행사장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쌀 박람회에 참가해서는 경북지역 우수 브랜드쌀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농협경북본부와 경북도 관계자는 "소비 촉진만으로 쌀 재고를 처분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정부가 쌀을 구매해 시장격리하고 대북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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