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이 보인다] 나누어 투자하기(3)

가격을 나누는 적립식투자. 또 위험과 시간에 따라 나누는 얘기를 했다. 나누어 투자하기에서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가격과 시간, 그리고 위험에 따라 아무리 그 수를 늘이더라도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포트폴리오(portfolio)에 불과하다.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 학창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자. 기억이 가물가물 하겠지만 우리는 사회시간에 대체재와 보완재에 관한 것을 배운 적이 있다.

대체재(substitute good)란, 경제학에서 어느 한 재화가 다른 재화와 비슷한 유용성을 가지고 있어 한 재화의 수요가 늘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 서로 대체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대체관계에 있는 재화를 다른 재화의 대체재라고 한다. 대체재는 홍차와 커피, 마가린과 버터, 연필과 샤프펜, 쌀과 빵 등과 같이 서로 대용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재라고도 한다. 즉 어느 한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한쪽 재화의 수요는 감소한다.

보완재(complement good)는 경제학에서 어떤 한 재화의 수요가 늘어날 때 함께 수요가 늘어나는 재화를 말한다. 이 경우 두 재화 사이에 보완관계가 있다고 표현한다. 보완재는 커피와 설탕, 잉크와 펜, 버터와 빵 등과 같이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것이다. 즉 어느 한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한쪽 재화의 수요도 같이 증가한다.

콜라와 사이다는 같은 청량음료로 비슷한 만족을 준다. 콜라와 사이다는 대체관계에 있다. 콜라와 사이다가 모두 1천원이었다가 어느 날 콜라가 2천원으로 오르면 사람들은 콜라와 만족은 비슷하고 값이 더 싼 사이다를 찾게 된다. 이처럼 만족이 비슷한 재화(상품)를 대체재라 한다. 보완재는 둘이 같이 사용하였을 때, 따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큰 만족을 안겨주는 재화로 치킨과 콜라를 들 수 있다. 치킨을 먹을 때 콜라와 같이 먹으면 더 맛있기 때문에 보완관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2년 전 펀드투자를 처음 한다는 한 주부. 가입한 5개의 펀드상품을 자랑스럽게(?) 모두 내놓던 모습이 선하다. 가입 펀드 모두가 당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던 것들로, 시장에 따라 모두 같은 방향으로 오르고 내리는 것들이었다. 한 가지 펀드 상품에 모으는 거와 별 차이가 없는 투자였다. 나누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투자에서 대체관계와 보완관계를 쉽게 이해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로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상관관계'란 둘 중 한쪽이 증가함에 따라 다른 한쪽은 증가 또는 감소할 때를 말한다. 증가할 때를 양의 상관관계, 감소할 때를 음의 상관관계라 한다. 예를 들면, 키가 큰 사람은 작은 사람에 비해 일반적으로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와 같이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도 증가하는 관계를 '양의 상관관계'라 한다. 또 어떤 제품의 생산량이 늘어나면 그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듯이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은 감소하는 관계를 '음의 상관관계'라고 한다.

투자에서 분산을 한다는 것, 나눈다는 것, 이것은 만약의 위험을 대비하는 투자방법이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 수출업체와 수입업체로 나누어라. 신종 인플루엔자, 조류인플루엔자, 광우병 등이 모두 걱정이라면 소'돼지'닭에 고루 나누어라. 국내 증시가 불안해 보인다면 중국'일본'브릭스'이머징'유럽으로 나누고, 주식시장이 불안하다면 부동산과 실물, 원자재에 나누어라.

10개, 20개로 개수를 늘리며 나누는 것보다 상관관계를 고려해 5개로 나누는 것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탄탄한 나눔의 미학이다.

053)746-2211.

■자산배분 펀드=공격적 자산배분펀드는 주식편입 비율을 0~100%까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보다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공격적 자산배분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편입 비율을 41~70% 정도로 유지하는 주식혼합형펀드의 일종이지만, 약관을 통해 주식편입비율을 보다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 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시장이 냉'온탕을 오가는 와중에 주식형펀드는 물론 유형분류 상 자신이 속해 있는 주식혼합형 펀드에 비해서도 월등한 성적을 거뒀다. 최근 1년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5.6%인데 반해 이 펀드는 5~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격적 자산배분펀드의 강점은 주식 비율을 맘대로 조정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재량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자산배분 펀드임에도 수익률의 격차가 심한 것을 보면 펀드매니저와 운용회사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펀드이다.

노경우 (위드VIP자산관리㈜ 컨설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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