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음주운전 안했어요" 눈물 범벅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열아홉살 때의 일입니다. 여자친구는 대구에, 난 경산에 살았고 그날은 우리 커플의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여자친구의 집에 일이 생겼고 설레는 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만나지를 못했습니다. 투덜대고 있던 나는 부모님이 여행가셔서 빈 집인 친구 집에서 호기심에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처음 마셔본 우리는 모두 얼굴이 벌게지고, 방바닥에서 부침개를 굽는 친구와, 밖에 신발은 있는데 말도 없이 사라지는 친구가 하나 둘 생길 때였습니다. 처음 마셔본 술로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르자 나는 여자친구가 보고 싶어져 친구 집에 있던 자전거를 타고 공중전화 부스에 갔습니다.

0시 30분 경 공중전화 부스에서 여자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중전화 부스 옆에 빨간색 마티즈 한 대가 급정거를 하더니 운전석에 있던 사람이 차에서 내려서 차는 그대로 세워둔 채 어두운 곳으로 막 뛰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잠시 뒤 순찰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공중전화 부스 옆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데 경찰관은 음주측정기를 내밀었고 술에 취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에 응했습니다. 경찰관은 "약주 좀 하셨네요? 마티즈 주인 확실하죠? 파출소로 같이 좀 가주셔야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때야 난 상황판단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또 다른 경찰관이 "최 순경님, 이 학생은 아닌 것 같은데요"하는 것이었습니다.

난 이제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며 마티즈 주인이 도망간 쪽을 가리켰습니다. 면허도 없고, 운전도 못하는 내가 음주운전자로 오인받았던 사춘기 시절의 한 토막 이야기, 그야말로 악몽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동근(대구 달서구 월성1동)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선거 선언을 촉구하며, 6·3 지방선거에서의 부정선거 참사와 관련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선관위 책...
대구경북 경제는 장기 침체 속에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45조4천억...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가변축을 장착한 대형 화물차와 특수차의 안전 점검을 연 1회 실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며, 이는 지난해 경부고속도...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