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것입니다."
40여년 동안 한결같이'책 사랑' 외길을 걸어온 박운택(62'아동문학가) 대구독서연구소장. 종교도'독서교'라고 말할 정도로 책을 끔찍이 사랑한다.
'독서교육 노하우를 체계화하자.' 그는 30여 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오로지 실천적 독서교육 확산에 주력했다. 대구시 교육위원회 국어자료개발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어머니교실이나 교사 대상 특강을 해왔다. 교사 시절 동료교사 20여명과 함께 대구독서연구소를 차려 독서보급에 나서기도 했다. 학교 현장에서 독서지도를 한 경험을 모임에서 토론, 실천적 독서교육 바이블을 만들어 확산시켰다.
그의 독서 지도법은 독특했다. 아이들에게 절대 책을 읽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흥미 유발을 통해 책을 읽지 않으면 못배기도록 만들었다. 책 속의 이야기를 들려줘 호기심을 자극하면 어린이들이 기를 쓰고 책을 찾아 읽는다는 것.'천재위에 박사, 박사위에 위인, 위인위에 내가 있다, 독서 독서 독서가 문제다, 엄마도 독서, 아빠도 독서, 동생도 독서, 독서가 최고다'라는 독서 노래를 만들어 어린이들의 독서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했다. 또한 그는 독서는 모든 교과과정에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어시간뿐 아니라 미술'음악'체육 등. 예를 들면 체육시간에도 손기정 선수에 대해 자료를 조사하다 보면 자연스레 독서로 유도한다는 것. 독서라고 하면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만 자료조사를 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책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미있는 인성교육 이야기' 등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10여권 펴내기도 했다. 대구시 남부초등문예연구회 창간호'일기쓰기 지도 어떻게 할까'를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을 읽어 억지가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일기쓰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의 책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재직 중에 펼친 '책 보내기 운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시골 초등학교, 아파트, 교도소 등 책을 원하는 곳에는 언제든지 책을 보내준다. 다른 씀씀이를 아껴 사비를 들여 보내는 그의 열정은 자못 감동을 준다. 독서 운동과 책 보내기 운동으로 수많은 표창장을 받기도 했지만 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
"요즘 책이 너무 많아요. 특히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책들이 범람해 아이들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는 책이 드물어요." 그는 최근의 도서 경향에 쓴소리도 했다. 상업성만 추구하다보니 아이들 성장 단계에 맞는 책들을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세상에서 제일 좋은 책은 교과서 입니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버리지 말고 보관하면 집안의 가보가 됩니다." 그는 빛바랜 옛 초등학교 교과서를 들어보이며 이보다 나은 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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