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절대 비하 말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자녀 교육의 중요한 원칙으로 "당신의 자녀를 절대 비하하지 말고 당신이 자녀의 열성적인 팬(신봉자)이 돼라."고 했다. 도전하도록 등을 떠밀었고 실수할 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성장한 후에는 리더십과 도전 정신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자녀 교육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폭넓은 대화로 저녁 식사 시간이면 자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아버지의 교육이 빌 게이츠를 세계 최고의 부자, 최대의 자선사업가로 키우는 자양분이 됐다. 앞서 문장에 나오는 '절대'는 부사로서 절대로의 준말이며 "허튼짓을 절대로 안 하는 사람이다."로 쓰인다.

'절대'와 같이 부사인 '너무' '매우' '아주' '몹시'의 표기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매우'는 보통 정도를 훨씬 넘게라는 뜻으로 "매우 빠른 걸음걸이" "일이 매우 급하다."로 쓰인다. '아주'는 대단히 완전히 영원히를 의미하며 '매우'보다 정도가 더 지나침을 나타낸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아주 좋다."처럼 쓰인다. '몹시'는 더할 수 없이 심하게라는 뜻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낼 때 쓰인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그날 따라 그는 몹시 피곤했다."와 같이 쓰인다. "한글은 '몹시'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다."라는 문장에서는 '몹시'보다는 '매우'가 적합하다.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지나다는 뜻으로 '아주'가 긍정적인 데 반하여 부정적인 표현으로 "이 문제는 너무 어렵다."로 쓰인다.

'일체'와 '일절'은 한자는 '一切'로 똑같으나 한글로 표기할 때는 구분해야 한다. "그는 자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어느 누구에게도 일체 하지 않았다." "거기에 따른 일절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에 나오는 '일체 하지 않았다'와 '일절 비용은'은 '일체'와 '일절'이 서로 뒤바뀌어 쓰였다.

'일절'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이며 흔히 사물을 부인하거나 행위를 금지할 때 쓰는 부사다. "출입을 일절 금하다." "그는 고향을 떠난 후 연락을 일절 끊었다."로 활용한다. '일체'는 명사일 때 모든 것이란 뜻으로 "도난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지다."로 쓴다. 또한 '일체'는 '일체로' 꼴로 쓰여 전부 또는 완전히의 뜻을 나타내 "일체로 술을 끊다."로 활용한다. 부사로서 '일체'는 모든 것을 다라는 뜻으로 "근심걱정일랑 일체 털어버리고 자, 즐겁게 술이나 마시자."로 쓰인다. '일절'과 '일체'를 구분할 때 '일절'이 부정적인 면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명심하면 되겠다.

'매우' '아주' 따위와 같이 비슷한 의미의 부사이지만 그것의 쓰임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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