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사일 도발은 北 수명 재촉하는 자충수

북한이 4일 강원도 원산 인근의 깃대령 미사일기지에서 동해 상으로 모두 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 이날 쏜 미사일은 사거리 500㎞ 정도의 스커드급과 1천300㎞의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모두 탄도미사일인 것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점, 사거리 등을 감안할 때 대남'대일 위협 등 여러 의도를 갖고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초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포함해 올 들어 모두 18발의 미사일을 쏘았다. 추산한 비용만도 3억 달러를 훨씬 넘어선다. 굶주린 북한 주민을 1년간 먹일 수 있는 금액이다. 2차 핵실험 비용까지 합해 7억 달러가 넘는 돈을 허비하고도 유엔 안보리 1874호 결의안과 미국의 대북 제재에 직면했다. 그런데도 북한 정권은 엉터리 계산이 곧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북한은 2006년에도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7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어 9월 1차 핵실험을 했다. 당시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가 발효됐지만 미국은 6자회담 2'13 합의를 통해 중유와 식량 지원에 나서는 등 대북 유화 정책을 취한 바 있다. 이를 믿고 현 상황도 북한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큰 오산이다.

미국은 최근 더 이상의 당근은 없다며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북한 선박 감시에다 말레이시아 내 북한 계좌 동결 움직임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벼랑 끝 전술은 더 이상 약발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등 돌린 오바마 뒤통수에 대고 협상하자며 압박용 도발을 계속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한번은 당해도 두 번은 당하지 않는 게 정해진 이치다. 그럼에도 도발을 계속한다면 이는 정권의 수명을 재촉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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